1년 째 국회에서 표류 중인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통과를 앞두고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 예산지원이라는 마지막 암초를 만났다. 야당인 민주당이 정부의 게임위 지원 예산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야당의 반대로 올해 게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게임위 예산 지원의 법적 근거가 사라져 게임 심의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중 일부가 게임법 개정안 통과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의 주장은 ‘게임 심의는 민간 이양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게임위 예산 지원은 낭비’로 모아진다. 문방위 소속 모 의원 측는 “게임 심의의 민간 이양은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는 방향”이라며 “불필요한 예산 지원보다는 민간 심의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야당의 반대 입장으로 게임위는 위기에 빠졌다. 현행 게임법에서는 문화부가 게임위에 대한 지원을 올해까지 밖에 할 수 없다. 게임법 20조 1항에는 ‘등급위원회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국고에서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부칙 제2조에서 ‘20조의 규정은 2009년 12월 31일까지 효력을 갖는다’라고 단서가 달려 있다. 야당의 반대로 게임법이 올해 내에 통과되지 않으면 문화부가 편성한 약 50억원의 게임위 지원 예산은 사라진다.
전창준 게임위 정책국장은 “국고 지원을 받고 있지만 게임위는 이미 민간 영역”이라며 “업계에서는 자율 심의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시기상조이며 게임의 역기능을 줄일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게임위 심의가 유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부 역시 난처한 상황이다. 올해 내에 게임법 통과 분위기가 무르익는 분위기에서 갑자기 야당의 반대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연내 통과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다소 늦어지더라도 부칙을 통해 예산 지원은 가능하다”며 “게임 심의가 파행 운영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