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시스템스가 노르웨이 영상회의시스템업체 탠드버그 인수 가격을 30억8000천만달러(약 3조5500억원)에서 33억9000만달러(약 3조9000억원)로 끌어올렸다. 지난달 1일 제안한 인수 가격이 탠드버그의 9월 30일 주가의 11%, 7월 15일의 38%를 할증한 금액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 40%를 불사하는 인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시스코는 탠드버그 주당 153.50크로나였던 인수 가격을 170크로나로 올린 190억크로나(33억9000만달러)를 제안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시스코는 탠드버그 주식 40% 이상을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인수 가격 인상은 주당 할증액이 너무 낮다는 탠드버그 주주(24%) SEB엔스킬다의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실물 크기(life-size) 영상회의시스템인 ‘텔레프레즌스’ 시장을 지배하려는 시스코의 의지가 투영됐다.
텔레프레즌스 시장은 시스코가 선두인 가운데 탠드버그와 폴리콤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시스코가 애초 목표대로 내년 상반기에 탠드버그 인수를 마무리하면, 세계 텔레프레즌스 시장에 시스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탠드버그의 프레드릭 할보르센 최고경영자(CEO)는 “시스코와 탠드버그가 인류의 소통·협업하는 방법을 바꾸겠다는 비전을 공유할 것으로 믿는다”며 “시스코의 국제적인 (사업) 규모와 두 회사의 뛰어난 인재들이 혁신과 시장 점유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