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너와 아메리카온라인(AOL)이 결별을 선언했다.
지난 2001년 미디어 재벌과 인터넷 공룡의 결합으로 ‘세기의 인수합병’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던 양사는 9년 만에 결국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로이터는 17일 타임워너가 다음달 9일까지 주주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방법으로 분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타임워너 11주당 AOL 주식 1주를 배당하는 식이다. 현재 AOL의 가치는 35억달러로 추산된다.
두 회사의 합병은 전통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결합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CNN, HBO등 유명 케이블 방송사와 워너브라더스, 타임, 피플, 포천 등의 잡지를 소유하고 있는 타임워너는 당시 미래에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배급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양사는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타임워너-AOL은 2002년 회계연도에 무려 990억달러의 매출 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지난 5월 주주총회를 통해 AOL 분사를 최종 결정했다.
타임워너는 “모든 역량을 콘텐츠 회사에 집중하기 위해 분사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타임워너는 지난해 케이블 사업자인 ‘타임워너 케이블’도 분리한 바 있다.
타임워너와의 결별로 AOL은 모체가 주력했던 인터넷 사업을 중심으로 독립된 상장사가 된다. 결별 수순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10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AOL’의 이름으로 거래가 시작된다. AOL은 지난 3월부터 독립을 준비해왔다. 타임워너는 이를 위해 구글 판매부문 이사였던 팀 암스트롱을 CEO로 영입하기도 했다. AOL은 현재 암스트롱 체제 아래서 인력 재배치와 조직구조 재정비 중이다. 올해 말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2억원 가량의 조직 정비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라고 AOL은 설명했다.
브리건틴 어드바이저의 콜린 길리스 애널리스트는 “암스트롱에게는 매출을 급증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줄 절호의 기회”라며 “암스트롱은 적극적인 로드쇼 형식을 취해 투자자들에게 설명할 정도로 AOL이 회복 가능하고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