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슈퍼컴 `세계 14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터가 2009년 하반기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리스트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상반기 리스트에서 단 한대도 진입하지 못하며 ‘슈퍼컴 후진국’으로 전락했던 우리나라로서는 실추된 위상을 회복하는 한편 향후 이를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가야 하는 숙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16일(현지시각) 미국 포틀랜드에서 열린 ‘슈퍼컴퓨팅콘퍼런스2009’에서 발표된 2009년 세계 500대 슈퍼컴 리스트에 따르면 KISTI 슈퍼컴 4호기 초병렬컴퓨팅(MPP) 2차 시스템이 300테라플롭스(1테라플롭스는 초당 약 1조회 연산처리) 성능으로 14위를 기록했다.

 본지 2009년 11월 9일자 5면 참조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상하이슈퍼컴센터 ‘텐허1호’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순위다. 우리나라로서는 지난 2005년 하반기 기상청 슈퍼컴이 16위를 기록한 이후 역대 최고 성적이다.

 KISTI는 지난해부터 소형서버를 병렬 연결하는 MPP시스템과 대형 서버를 기반으로 한 대용량컴퓨팅(SMP) 시스템을 1, 2차로 나눠 구축했으며 이날 SMP 2차 시스템도 393위로 리스트에 진입했다.

 KISTI 슈퍼컴의 14위 등재로 우리나라는 국가 슈퍼컴 위상을 회복하고, 이를 활용해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여나갈 전망이다. 한국은 2003년 국가 슈퍼컴 순위(500위권 보유대수 기준) 6위에 오르며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듯했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고 올 들어서는 아시아권에서 중국, 일본은 물론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에도 뒤지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쾌거를 계기로 1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지닌 슈퍼컴 인프라 발전계획으로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KISTI와 기상청을 제외하고는 고성능 슈퍼컴 구축 계획이 없고, 산업별 활용도도 낮은 상황이다.

 지난 9월 ‘국가슈퍼컴퓨팅육성법’을 발의한 정두언 의원은 “슈퍼컴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며 “슈퍼컴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인 만큼 슈퍼컴법을 시급히 처리해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슈퍼컴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