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신 시장의 새 강자인 화웨이가 통신 장비에 이어 우리나라 통신 단말시장에도 진출한다.
18일 KT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KT네트웍스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USB 방식의 와이브로 단말(동글) 공급 협력을 포함한 포괄적 사업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양사는 MOU에 화웨이의 앞선 유무선 장비와 솔루션 제품을 내세운 KT 와이브로 사업 분야 참여와 시장 확대를 위한 공동마케팅 등의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후속조치로 KT네트웍스는 조만간 화웨이의 와이브로 USB 단말을 공급받아 KT에 납품할 전망이다. 화웨이가 국내 소비자들이 직접 쓸 통신 단말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와이브로 동글은 노트북PC 등에 USB 형태로 끼워 와이브로 신호를 받아 통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아직 정확한 규모와 수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초기 시장 반응을 타진하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USB 단말의 소비자 선택의 폭이 제한된데다 감수해야 할 기술 위험도가 낮다는 점에서 초기 도입 품목으로 선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KT네트웍스는 이미 USB 단말의 평가를 진행 중이다.
USB 단말에 대한 시장반응과 기술적 완성도 등을 점검한 뒤에 휴대폰 등으로 확대될 여지도 충분한 것으로 관측됐다. 중·장기적으로는 KT네트웍스와 협력해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시스템 공급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지난 2분기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등으로 세계적인 이동통신사업자에게 630만대를 공급, 휴대폰 시장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에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펄스’를 유럽 시장에 출시해 휴대폰 시장에서도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동통신 장비 분야에서는 지난 3분기 세계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서며 노키아-지멘스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올해 매출만 300억달러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KT네트웍스는 모회사인 KT의 협력사 정책 변화에 따라 정보통신공사 매출이 상당 부분 줄어들게 된 상황”이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한 KT의 자구책 마련의 일환으로 풀이된다”으로 분석했다.
KT네트웍스와 화웨이 관계자는 “와이브로 분야에서 포괄적 사업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MOU를 교환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한 사업은 없다. 양사의 협력 가능한 부분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