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항공운임` 시장원리만 따질 건가

  이달 27일 블랙프라이데이, 내달 크리스마스, CES 쇼 등 연말 특수를 앞둔 국내 수출기업들이 화물료 인상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국내 해운사를 비롯한 세계 주요 선사들이 해상운임을 80∼100%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데 이어, 항공화물료도 연초와 비교해 2∼3배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전자 및 IT제품, 자동차 등 수출 주력 제품의 채산성이 나빠지고 급기야 가격 인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가전제품은 물류비용이 10%에 이른다.

 특히 항공 물류비용 증가는 중소기업에 치명적이다. 내수시장보다는 해외 수출로 수익을 내는 중소기업은 고액의 물류비용으로 수익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연말 특수를 앞둔 북미와 EU지역 수출 물량은 해당 바이어가 원하는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에, 항공 물류비용 증가는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 여기에 원화가치 상승이 이어지면서 우리 기업은 가격경쟁력마저 잃고 있다.

 항공사나 선박회사는 수익성 확보를 이유로 연말 특수를 노릴 수 있지만, 물류비용 증가는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본원적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우선 특정기간 수출이 급증할 시점에 항공업계나 해운사들의 횡포가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물동량이 늘어나는 시점을 택해 지나치게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는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터무니 없는 급행료를 요구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

 수출납기일을 맞추려 긴급하게 화물을 수송하려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다. 가격을 2∼3배 올려도 바이어와의 약속을 지켜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제품을 보내야만 한다. 항공업체들이 수요가 늘면 화물가격이 오른다는 시장원리만을 고집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국토해양부의 결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