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미국·독일 등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고부가가치 첨단 용접 기술 확보에 노력해왔다. 기업들 스스로가 자발적인 협력을 거쳐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친환경(그린) 용접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범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쏟는 추세다.
일본은 시공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용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자·조선·자동차 등 수요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용접·접합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벤더(공급 국가)의 위상을 굳혔다. 튼튼한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최근에는 중국 등 신흥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용접 산업은 재료와 철강, 용접기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메이커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일본의 용접 재료 업체들은 철강회사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다품종 강재와 소재를 최단 시일 내 공급받을 수 있다. 용접 로봇 제조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용접 로봇의 60%를 차지한다. 높은 인건비라는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무인화 작업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파나소닉 등 일본 유수의 기업은 IT를 기반으로 고효율 인버터 용접기를 개발해 이미 양산에 적용하고 있다.
독일도 용접 강국이다. 아크 용접, 저항 용접 등 전통 용접 기술에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상용 레이저 발진기를 개발해 내기도 했다. 용접 응용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용접 기자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유람선과 경량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해냈다. 민간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유럽의 용접·접합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은 기술 집약형 미세 용접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용접부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고품질 용접 재료를 개발, 상용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판 고속 용접 시 문제가 되는 험핑이나 요철 비드화를 억제할 수 있는 전용 와이어를 개발 중이며, 조선·교량 등 페인트가 칠해진 강판을 용접할 때 기포 발생을 최소화하는 펠릿용 메탈계 플럭스 코드 와이어와 플럭스 코어드 와이어(FCW) 개발도 진행 중이다. 친환경 용접 재료는 물론이고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한 저흄·저스패터의 FCW 개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미국의 링컨사는 IT를 접목한 용접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을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등 기술 선진화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