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PC용 무료 운용체계(OS) ‘크롬’을 개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에 맞선다. 모바일 시장에는 안드로이드, PC시장에는 크롬OS를 내놓아 개방형 환경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그동안 야심차게 개발해온 크롬OS 베타버전을 19일(현지시각) 미국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개했다. 크롬OS는 리눅스 등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구글은 내년초 정식 제품을 내놓고 하반기에는 자체 브랜드의 넷북에 탑재해 선보일 예정이다.
오픈 소스에 대한 구글의 행보는 일련의 전략 선상에 있다. 모바일 시장에는 안드로이드를, 웹브라우저에는 크롬을, 이번엔 PC시장을 겨냥해 크롬OS를 내놓았다. 심지어 모바일용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도 오픈 소스로 개발, 무료로 배포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같은 구글의 행보가 기존 시장의 틀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크롬OS는 PC시장의 MS와 애플을 정조준하고 있다. PC시장을 독식해 온 ‘윈도’와 ‘맥OS’가 그 대상이다. 둘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구글 입장에서 보면 모두 폐쇄적인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반면 크롬OS는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외부 개발자들이 다양한 리소스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접목할 수 있도록하고 있다. 특히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PC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웹 기반으로 사용한다. 때문에 하드디스크(HDD)도 필요없다. 또 무료 배포라는 초강수의 마케팅 전략을 갖고 있다. 여기에 구글은 PC제조업체와 협력해 이를 탑재한 넷북을 자체 브랜드로 내놓을 예정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노키아와 애플을 겨냥해 한걸음씩 진군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선더 피카이 구글 부사장은 “추세는 아주 단순하다. 수백만명의 사용자가 클라우드 형태로 컴퓨팅 리소스를 사용한다. 우리가 내놓을 넷북은 PC처럼 빠르고 보안성을 강화한 새로운 기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클라우딩 컴퓨팅 형태로 OS를 가볍게해서 네트워크 접속 기능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찻잔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가트너의 레이 발데스 애널리스트는 “크롬OS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는 의미있는 시도가 되겠지만 PC시장의 최강자 MS의 벽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