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양 정상은 북한이 비가역적 핵폐기 조치에 나서면 국제사회의 경제지원과 안전보장을 약속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 대통령의 ‘그랜드바겐’의 틀과 오바마 정부가 검토해온 ‘포괄적 패키지’의 내용을 함축한 것으로 12월 초에 있을 북·미 양자회담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사료된다.
IT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46년에 67달러였던 것이 지금은 2만달러가 됐다. 1946년에 18억달러였던 국내총생산(GDP)은 1조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발전의 바탕에는 정보통신산업이 있다.
북한도 IT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1960년대에는 ‘전진-5500’ 그리고 1970년대에는 ‘용남산-1호’라는 컴퓨터를 만들었으며 1982년에는 ‘봉화4-1’이라는 8비트 초소형컴퓨터도 제작했다. 정보기술 정책은 1984년 김일성 주석이 옛 소련, 동독 등 유럽 8개국을 순방한 후 수립했으며 제1차 과학기술발전 3개년 계획(1988∼1991년)에 적극 반영했다. 초대규모 집적회로 반도체를 생산하고 전산망을 구축하며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고 하드웨어와 자동화 요소 생산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제2차 과학기술발전 3개년 계획(1991∼1994년)에는 2000년까지 전국적으로 전산자동화를 구축하고 32비트 초소형컴퓨터 공업화와 64비트 초소형컴퓨터 연구개발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경제사정 악화와 COCOM, 바세나르협약 등으로 첨단 컴퓨터장비 도입이 곤란해지자 소프트웨어 분야에 주력한다.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상당한 수준이다. 7년 동안 나와 IT 분야 공동연구를 한 평양정보센터 연구원들은 포스텍 연구원과 비교할 때 손색이 없었다. 북한이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우수한 이유는 수학 실력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이다. 금년도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5등을 했다.
북한은 정보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1985년에 평양과 함흥에 컴퓨터단과대학을 설립하고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컴퓨터관련 학부를 단과대학으로 확대 개편했다. 교육부 산하에 프로그램교육센터를 신설해 중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의 정보기술 교육을 체계화하고 교육자료를 개발하게 했다. 2001년 4월에는 금성 제1고등중학교 등 4개 학교에 컴퓨터 수재반을 설립해 국내에서 제작한 1300여대의 펜티엄III급 컴퓨터를 보급했다. 금년 9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의 컴퓨터 소조(동아리)실을 방문했을 때 델(Dell)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을 보아 지금은 더 높은 성능의 컴퓨터를 사용할 것이라 예측된다.
북한의 교육은 기초과학과 이론에 치중되고 있어 지식 산업화와 상업화 그리고 국제화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북한은 유일한 국제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을 설립, 지난 9월 16일 1단계 준공식(개교)을 하고 김진경 설립총장을 운영총장으로 임명했다. 개학은 내년 4월 1일로 예정하고 있다. 평양과기대 교육 이념은 창의성, 실용성, 국제성으로 북한의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다. 특히 지식산업복합단지를 두어 배운 지식의 산업화·상업화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해외의 기업 및 연구소가 입주하게 된다. 평양과기대의 주 분야(flagship)가 정보통신기술(ICT)인 것을 감안할 때 평양과기대가 남북 IT 교류협력의 교두보가 되리라 확신하며 MB정부의 공약 중 하나인 ‘IT로 하나되는 한반도’ 실현의 일익을 담당하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