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간 장벽이 허물어지는 컨버전스 시대에 가장 중요한 기업의 경쟁력은 핵심 기술 보유 여부다. 기술이 있다면 어떤 산업이든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추얼빌더스(대표 황선화)는 컨버전스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벤처다. 이 회사는 이름도 생소한 공간콘텐츠 전문 업체다. 공간콘텐츠란 말 그대로 공간을 소재로 한 모든 콘텐츠를 말한다. 캐드를 시작으로 3차원 모델링과 위치 검색 등이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이다. 이미 공간콘텐츠 관련 4개의 특허를 받았고 15개의 특허를 출원했을만큼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직원 수는 50명 정도지만 박사급 6명, 석사급 10명 등 우수한 인력을 보유했다.
최근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내린 가치 평가에서 버추얼빌더스의 기술 수명은 11년에 달했다. 이 회사의 창업자 겸 연구소장(CTO)인 최진원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교수는 “IT 기술이 보통 1년 남짓한 주기로 사라지지만 공간콘텐츠 기술의 수요처는 무궁무진하다”며 “오토데스크의 캐드 제품인 오토캐드가 10년 넘게 시장에서 최고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사실만 봐도 공간콘텐츠 기술 수명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추얼빌더스는 공간콘텐츠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공간포털 서비스와 모바일위치기반 서비스, 건물에너지관리 서비스, 지능형보안 서비스 등 15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가 공간 포털이다. 이 포털에서 이용자가 부동산 정보를 검색하면 천편일률적인 평면도가 아닌 해당 주택의 3차원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시점 변환이나 축소 및 확대는 기본이고 마감재까지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한 차원 높은 인터넷 부동산 중개 서비스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모바일위치기반 서비스도 흥미를 끈다. 이용자는 휴대폰만 있으면 자신의 현재 건물 내 위치와 주변 정보를 알 수 있다. 이른바 건물 내 내비게이션인 셈이다. 백화점에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쇼핑의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유형오 버추얼빌더스 디지털콘텐츠본부장은 “현재 아시아나 IDT와 ETRI에도 관련기술을 제공하기로 하고 여러기업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향후 기업 규모가 커지면 솔루션 공급 업체에서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버추얼빌더스는 내달 2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역삼동 포스틸타워에서 자사 핵심 기술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