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이 위키에 융합콘텐츠 문서를 만드십시오” 이 문구는 10만건 이상의 토픽이 올라와 있는 인터넷백과사전 위키피디아 한국어 사이트에서 ‘융합콘텐츠’를 검색한 결과다. 30만건의 토픽을 보유한 영문 사이트에서 ‘convergence content’를 검색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많은 콘텐츠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한결같이 외치는 “융합이 대세다” “융합이라는 단어를 빼면 사업이 안 된다”는 말과 상반된 결과기에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누군가 정의를 내리고 정리를 하기에는 너무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광대한 관련 산업의 영역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융합콘텐츠라는 단어가 정의되기도 전이지만 디바이스·서비스·플랫폼·SW 등과 연계돼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게임으로 배우는 한자, 디지털 실내 골프장, CG 애니메이션 관람, IPTV 시청, DTV용 게임 플레이 등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융합콘텐츠의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융합콘텐츠 산업 중요성을 인지해 2008년 본격적인 육성사업을 추진, 예산도 확대하고 있지만 블루오션인 융합콘텐츠 산업에서 더 많은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하고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음의 세 가지 이슈가 해결돼야만 한다.
첫째, 기업 간 매칭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 각각의 기업은 자신의 제품과 기술을 연계할 대상을 찾느라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기술거래소가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지만 콘텐츠 분야에서도 최적화된 비즈매칭을 위해서 방대한 디바이스·서비스·제품의 DB를 구축하고 연계가능성이 높은 아이템끼리 매칭시켜주는 역할을 할 기관이 필요하다. 또한 주기적인 교류행사를 거쳐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둘째, 산업 수요 분석 및 정보 공유 강화가 필요하다. 각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시장정보를 수집하고 신사업 아이디어를 도출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비용들이 중복으로 소모된다. 콘텐츠 관련 유관기관에서 융합콘텐츠 분야 산업 및 시장동향에 대한 공신력 있는 다양한 보고서를 제공하고 주기적인 이슈리포트 발간 등으로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초기시장 선점을 위한 정부 지원사업이 확대돼야 한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콘텐츠 업체들은 초기 리스크가 큰 신규제품 제작이나 사업 착수에 많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수한 사업 아이템이나 기술의 제작·상용화를 풀 프로세스로 지원해줄 수 있는 지원사업의 확대가 요망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지원 사업 중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치사슬 연계형 사업이 이상적인 모델이다. 정부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계획의 초기 비용을 일정 부분 지원하며, 대기업은 우수한 파트너와 콘텐츠를 확보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디바이스·인프라·브랜드밸류를 활용하면서 삼자 모두 윈윈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보다 확대해 융합콘텐츠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으로 정착시켜 주었으면 한다. 우리나라가 비록 현재는 부문별 디지털콘텐츠 산업에서 선진국과 기술·시장격차를 좁히고자 노력하는 단계지만 민관이 다 같이 노력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의 융합콘텐츠2.0 시대를 리드하는 국가가 되리라 확신한다.
임병옥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사무국장/limbo1@nci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