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과 이를 뒤쫓는 후발 스마트폰 업체들간의 경쟁이 미국 이통사들의 무선 데이터 요금 인하 경쟁으로 옮겨 갔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경쟁사로부터 가입자를 빼앗아 오기 위해 무제한 음성 통화 요금제를 도입하는 데 열을 올려왔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겨냥한 데이터 요금제에 본격적으로 손질을 가하기 시작했다.
AT&T는 월 40달러를 받아오던 200MB무선 데이터 요금제를 지난주 35달러로 인하했다. 늘어나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자사 고객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다. AT&T는 스마트폰 간판 상품인 아이폰에는 2년 약정을 기준으로 별도의 데이터 통합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만 무제한 쓸 수 있는 상품은 월 30달러에, 여기에 5달러만 추가하면 월 200건의 단문메시지(SMS)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음성통화에 무제한으로 데이터 및 텍스트를 제공하는 최고 인기 번들 상품은 89.99달러에 공급한다. 사용 기간을 약속한 만큼 다양한 요금제로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고 있다. 조만간 AT&T가 아이폰 요금제도 인하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T-모바일은 이에 맞서 새 데이터 요금제 2종을 출시했다. 월 30달러에 200MB를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월 50달러에 5GB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T-모바일의 이번 데이터 요금제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현재 AT&T의 5GB 무선 데이터 요금제는 월 60달러다. 특히 T-모바일의 5GB 데이터 상품은 이통망 뿐만 아니라 와이파이(Wi-Fi)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그야말로 스마트폰으로 PC와 같은 인터넷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최근 수익이 악화되면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T-모바일의 이번 요금제는 경쟁사들의 가격 인하까지 이끌어내는 촉발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CCS는 “현재 시장의 주류가 되고 있는 200MB급 데이터 요금제를 필두로 무선 데이터 요금의 가격 인하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애플 아이폰과 모토로라의 드로이드 경쟁은 앞으로 기가급 이상의 무선 데이터 상품의 가격도 인하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스마트폰 시장 커지면서 데이터요금 시장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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