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큰 꿈을 품고 창업한다. 치밀한 사업계획도 세우고 거래처도 확보해 먹고사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믿었던 거래처는 하나둘 떠나고 직원도 기대에 못 미치고 원자재 값은 올라, 기업을 유지해가는 것 자체가 힘들 때가 많다. 요즘과 같은 경제위기와 치열한 산업환경 속에서 기업이 생존해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인 것 같다. 오죽하면 올해 중소기업의 화두는 ‘생존’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존의 방식을 터득한 기업은 그 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혁신을 거듭한다. 거래처 판매량이 많아지면서 매출액도 점점 커진다.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업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성공한 기업으로 인정도 받게 된다. 이윤을 많이 남긴 기업은 분명 훌륭한 기업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의 기업을 창업할 때 꾸었던 큰 꿈이 이게 모두라면 말이다. 언젠가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다.
‘회사에도 수준이 있는데, 가장 낮은 단계 회사의 목표는 생존이고 그 다음 단계는 성공이요, 최고의 단계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얼마 전 TV에서 어느 지역보증재단으로부터 정책자금 3000만원을 지원받은 중소기업이 몇 년이 지나서 그 금액보다 더 많은 5000만원을 지역 도청에 기부했다는 내용을 봤다. 그 회사 대표는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아 성공하게 됐다는 감사와 함께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기업을 위한 재원으로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더불어 사는 가치관으로 기업의 자원을 사회와 아낌없이 나누는 실천이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작은 첫걸음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는 봉사조직인 ‘SBC 사회봉사단’이 있다. 전임직원의 급여에서 1000원 미만의 끝전을 떼서 봉사활동 재원으로 쓰고 농촌마을과 자매결연을 해 농번기 일손돕기, 무료 건강검진, 마을 특산품 구입 등 농촌사랑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우리 회사가 사회 공동체를 이롭게 하는 조직이기를 바라는 전 임직원들의 마음이 만난 결과다.
한동국 중소기업진흥공단 과장 handk@sb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