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벤처펀드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자

[ET단상] 벤처펀드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자

 벤처캐피털은 은행이나 금융권에서 담보나 신용이 부족해 자금을 구할 수 없는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장래 사업성이나 기술력 평가를 기준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투자재원 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위해 모태펀드를 활용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모태펀드에 투입된 정부자금 9000억원 대비 시장에 조성되는 총투자재원이 그 3배에 달하는 3조원이라는 레버리지 효과와 투입된 9000억원이 자펀드(벤처펀드)의 투자성과에 따라 5∼7년 뒤 회수돼 다시 투자되는 선순환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정책금융지원 방식은 간접금융지원 일변도인데, 경기 침체기에는 지나치게 위험관리를 중시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벤처캐피털은 혁신적인 기업의 사업초기 시점에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거나, 기업가의 재무 수단이 바닥나고 은행은 아직 대출을 하려고 하지 않는 시점에 투자의사를 결정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과도하게 위험 회피적인 현재의 금융기관을 통한 금융지원방식에 대비해 모태펀드는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모태펀드의 자펀드는 지난 4년간 대기업 자금유치에도 적극적이어서, 총 2247억원을 투자재원으로 유치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이 보수적인 경영전략의 결과로 사내에 유보해 놓은 막대한 재원을 중소·벤처기업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이스라엘 등 세계 여러 국가는 자국의 벤처캐피털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해 왔다. 최근 미국의 벤처캐피털협회(NVCA)가 글로벌인사이트에 의뢰해 1970∼2008년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은 2만7000여개의 벤처기업을 조사한 결과 벤처캐피털 투자기업의 매출액이 미국 전체 GDP의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 성장률 역시 2006∼2008년 5.3%를 기록해 민간부문 대비 1.5배 빠른 성장세를 시연했다. 고용부문도 민간 전체고용의 11%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평균 1.6%의 고용증가율을 기록해 민간부문의 0.2% 대비 8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은 정부가 출자한 요즈마 펀드를 만들어 하이테크 산업 성장을 유도했는데 1993년 설립 이후 1991년 1개에 불과했던 벤처캐피털이 100개를 넘고 있으며, 1991년부터 2000년까지 7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조성했다.

 벤처캐피털은 경제적 발전과 혁신을 자극할 수 있는 재무적인 수단이자 모험적인 기업들의 출현, 혁신의 발현, 고용의 창출, 국가경제의 발전으로 이어져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내년부터 2012년까지 새로운 재원으로 매년 3000억원씩 투자재원이 모태펀드에 조성되면, 모태펀드는 이를 종잣돈(시드 머니)으로 활용해 매년 투자시장에 1조원 이상, 총 3조원의 투자재원을 공급할 수 있다. 이를 투자될 기업으로 환산하면 연간 1000개씩 총 3000개의 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을 창업·육성할 수 있는 규모다.

 고학력 청년실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밖에 없다. 벤처캐피털에서 새로운 투자를 받은 중소·벤처기업이 투자재원을 주로 R&D 투자 및 생산설비 구축·확장에 사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2012년까지 총 8만4000명의 고용창출로 고학력 청년실업문제를 획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기 한국벤처투자 대표 hkkim@k-v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