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3분기 세계 각국의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수출이 상반기에 이어 9위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수출 톱10’은 명실상부한 수출대국이라는 표현이 가능한 순위다. 아시아권에는 일본·중국에 이은 세 번째 쾌거다.
우리나라는 지난 1948년 12월 한미경제협정에 이어 이듬해인 1949년 4월 한일통상조약을 체결하면서 세계 무역시장에 뛰어들었다. 산업 기반이 전무했던 당시 주력 수출품은 한천(우뭇가사리 가공품), 선어, 건어 등 수산물이 주를 이루었다. 6·25를 거치면서 그나마 있던 산업 시설이 파괴되면서 수출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기까지 했다. 수출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경제개발5개년 계획이 시작되면서다.
1980년대 들어 수출은 날개를 달았다. 수출 순위는 1990년과 1991년, 그리고 2006년과 2007년에는 11위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경제위기가 시작된 지난해는 12위로 후퇴하는 등 10위권 고개를 번번이 넘지 못했다. 드디어 1981년 20위권에 들어선 이후 28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수출 10위권 진입이 100점짜리는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와 경쟁하는 영국·러시아·캐나다 등에 비해 수출 감소폭이 적었기 때문에 이룬 결과다. 물론 여기에는 무선통신기기과 반도체를 축으로 하는 IT와 선박, 자동차의 수출 호조가 큰 몫을 했다.
세계 수출 9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위치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가 9월까지 거둔 수출액은 2601억달러다. 8위 벨기에(2693억달러)부터 11위 캐나다(2335억달러)는 박스권을 형성하며 순위 다툼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확실한 위상을 차지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창출 등 정부와 기업이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