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모바일 서비스도 콘텐츠가 핵심이다

[미래포럼] 모바일 서비스도 콘텐츠가 핵심이다

 현재 모바일 플랫폼 업계의 관심은 애플 아이폰(iPhone)의 국내 상륙을 향해 있다. 국내 출시일에 맞춰 아이폰의 예약 가입이 시작되자마자 그 관심도 크게 늘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아이폰은 단순한 스마트폰의 국내 소개를 떠나서 그 내면의 앱스토어라는 모바일 공개 소프트웨어 시장이 국내에 미칠 영향을 놓고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국내의 이동통신사 중심 모바일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제공 산업이 앱스토어라는 공개적인 시장을 거쳐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는 이동통신 및 모바일 소프트웨어·콘텐츠 제공이 네트워크를 보유한 이동통신사업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동통신사에 의해 선발된 업체만이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일반 개발자는 시장 진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누구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돼 약간의 수수료만 지급하면 손쉽게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올려서 팔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진 공개 소프트웨어 시장이다. 따라서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내다 팔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만들어졌다. 몇몇 개발자는 미국 앱스토어에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올려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반면에 우리에게는 사실 이와 견줄 수 있는 기회가 보이지 않게 지나가기도 했다. 휴대형 MP3플레이어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발돼 전 세계적으로 보급됐다. 하지만 현재 MP3P의 후발업체라고 할 수 있는 애플에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애플은 아이튠스(iTUNES)라는 음악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와 함께 아이팟(iPod)을 판매함으로써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동시에 공급,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우리는 단순히 MP3P라는 하드웨어에만 집착해 콘텐츠 시장이 주는 파급 효과를 간과함으로써 그 영향력을 잃은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이러한 사업모델은 현재의 애플 아이폰과 앱스토어 사업모델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똑같은 실수를 앞으로 다가올 모바일 서비스 사업에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CDMA 기술의 세계 최초 상용화로 이동통신 사업의 선두주자로 올라섰으며 훌륭한 인프라를 가진 것을 큰 자부심으로 여겨왔다. 또 삼성과 LG 같은 세계적인 휴대폰 생산업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걸맞은 앱스토어나 아이튠스 같은 사업화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모든 것을 이동통신사나 제조회사에만 돌리기에도 부끄러운 면이 많다. 특히 각종 모바일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의 불법 다운로드 및 사용으로 제값을 주지 않는 현실에서 이러한 사업의 활성화는 더욱 어렵다. 현재 애플 아이폰 기반의 앱스토어와 함께 구글의 안드로이드, 삼성의 바다(bada) 등 다양한 공개 플랫폼은 모바일 소프트웨어 공개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막 열리고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 콘텐츠 시장에서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또 사용자도 이용 중인 소프트웨어를 제값을 주고 구입해 소프트웨어 산업이 활성화하는 데 동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능수 건국대 컴퓨터공학부 교수/neungsoo@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