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 콘텐츠, 3D 영상으로 즐긴다

SK텔레콤 직원들이 입체안경을 쓰고 『실시간 3D입체화 기술』을 통해 변환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SK텔레콤 직원들이 입체안경을 쓰고 『실시간 3D입체화 기술』을 통해 변환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2차원(D) 콘텐츠를 3D 입체영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용 수준의 기술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TV, 휴대폰, 컴퓨터 등에서 모든 영화·애니메이션을 생생한 입체 영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은 반도체설계 전문업체 이시티(대표 정태섭)와 함께 어떤 영상이라도 3D로 변환 재생해주는 ‘실시간 3D입체화 기술’을 공동 개발, 내년 상반기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날 열린 기술 시연에서는 풀HD(1080p)급 영상을 끊김 없이 3D입체영상으로 변환, 3D전용으로 제작한 콘텐츠에 비해 손색 없는 수준의 품질을 선보였다.

 시청자들이 느끼지 못하는 짧은 시간 안에 평면 영상의 공간·색깔·움직임 등을 실시간 분석해 가상의 입체영상을 생성한다. 이를 입체안경을 착용한 시청자들의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교차 전달해 입체감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비슷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 세계에 4∼5개사가 있지만, 상용화 단계의 직접 시연까지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T는 내년 상반기 칩 형태 제품 개발을 완료하면 TV, 휴대폰, 컴퓨터 등 3D재생 기능이 없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방송국의 방송 송출장비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평면영상을 입체 영상으로 변환해 실시간 3D방송도 가능하다. 가정에서도 입체 안경만 있으면 별도 장비를 설치하지 않아도 TV보듯 쉽게 3D영상을 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제작 비용으로 인해 3D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D산업 활성화에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SKT는 내년 안에 TV·휴대폰·컴퓨터 등에 내장할 수 있는 핵심 칩과 각종 미디어기기와 연결할 수 있는 셋톱박스, 방송송출 장비에 장착하는 보드형 제품을 모두 상용화할 예정이다. 글로벌 가전업체, 미디어 업체에 3D 미디어 솔루션을 공급, 수익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의 설원희 미디어앤퓨처사업부문장은 “실시간 3D 입체 기술로 확보하는 풍족한 3D 콘텐츠를 바탕으로 3D미디어 기기·방송 시장도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과 벤처기업들이 힘을 모아 만든 기술이 한국의 미디어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킬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T는 지난 4월 정만원 사장이 기술리더십을 바탕으로 창조적 서비스를 개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휴대폰 자동차 원격제어(Mobile in Vehicle), 전자종이(e-Paper), 음성인식기술 등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