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제2기 벤처전성시대와 관련한 현실적 지원책을 정부에 주문했다.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기업가 정신을 회복하고,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 제2기 벤처 전성시대를 열어줄 것을 정부와 기업에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창업부터 성장, 재기와 관련한 종합적인 토론이 이어졌다는 소리도 들린다. 조만간 벤처중소기업 관련 범정부 대책이 나올 예정이다. 1기 벤처붐이 인 지 10년 만에 벤처업계가 그토록 원했던 ‘현실적’ 정책이 준비되고 있어 다행이다.
벤처1기는 1990년대 후반 김영삼정부 말기에 등장했다. 이 정책을 IMF 이후 취임한 김대중정부가 이어받았다. 그 덕분에 지긋지긋했던 환난을 이겨낼 수 있었다. 벤처 신화가 등장했다. NHN, 옥션, 휴맥스 등 지금은 1조원을 넘었거나, 이를 넘보는 기업들도 이때 태어났다. 일부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벤처거품, 분식회계 등 신조어가 등장했지만, 벤처기업은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세력이었다. 하지만 벤처기업이 자라기에 대한민국 토양은 척박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과 빈약한 유통망은 기업의 목을 죄었고, 연대보증제 등은 기업가들을 현장에서 몰아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아직도 벤처업계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1기 벤처기업은 대한민국 역사상 첫 벤처 성공모델을 만들었다. 기업가 정신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젊은 청년들에게 창업의 꿈을 심었고, 혹독한 IMF 시대에 외화를 벌어들여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 조기 회복이라는 신화를 썼다.
새로운 벤처전성시대를 일으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창업부터 성장, 재활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다. 책임을 묻되 실패를 용인하고, 재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말대로 적극적으로 길을 만들어야 한다. 부작용이 무섭다고 벤처 기업가 정신을 더 이상 죽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