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신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유럽의 대표 게임 기업들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으로 뛰어난 품질과 다양한 장르를 꼽았다. 또 선택의 폭이 넓어 다양한 취향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빈약한 줄거리와 지나치게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편향성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29일 폐막한 ‘지스타2009’에 참여한 동유럽 최대 게임 업체이자 러시아 기업인 아스트롬온라인의 프세볼로트 레오노프 부사장은 “한국 게임은 장르가 다양하고 여러 계층의 게이머를 위한 게임을 갖추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많다”며 “외국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게임들이 많아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노프 부사장은 또 대부분의 게임들이 밝고 다이내믹한 것도 한국 게임의 특징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 최강국답게 게임에서 눈에 띄는 단점은 없지만 문화의 차이는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레오노프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한국 게임에 단점이 별로 없지만, 몇몇 게임은 너무 한국적이라 유럽이나 해외로 수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유럽 최대 온라인게임 업체인 독일의 게임포지는 다양성과 기술적인 진보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카슨 반 후센 사장은 “한국 온라인게임은 매우 선진화됐다”며 “모든 게임이 가능성이 있고, 특히 ‘테라’와 ‘C9’ 등 다중접속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은 다채로워서 좋다”고 밝혔다.
약한 줄거리는 개선점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후센 사장은 “게임마다 특징이 있지만, 유럽 시장에 진출하려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개발해내야 한다”며 “동양에서 호응이 좋은 게임이 있고, 서양에서 흥행성이 높은 줄거리가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 온라인게임 시장은 초고속인터넷망의 보급 확대에 따라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어 새로운 게임 수출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8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현재 7600만명 규모인 유럽 온라인게임 인구는 2012년까지 연평균 30%씩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시장은 신흥시장으로서 성장세가 돋보인다. 러시아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2008년 1억3000만달러에서 2009년 2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4% 성장했고, 온라인게임 이용자는 2009년 1700만명을 기록하며 연평균 10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