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할인점, 홈쇼핑, 오픈마켓으로 이어지는 유통 혁명은 우리 생활을 바꿔놓았다. 더 다양한 상품을 더 싼 가격에 더 편리하게 사려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유통 업체는 변신해왔다. ‘오픈마켓도 이젠 낡았다, 게임보다 재밌는 쇼핑’이란 모토를 걸고 유통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신생 벤처도 새로운 유통 혁명을 꿈꾸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쇼핑(대표 김병기)이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1일 인터넷 쇼핑 사이트인 스우포(www.swoopo.kr)를 연다. 인터넷 쇼핑 시장은 우후죽순처럼 신생 업체가 쏟아진다. 그만큼 고객의 시선을 끌기가 어렵다. 옥션이나 지마켓 등 기존 강자는 좀처럼 신생 업체의 진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김병기 사장은 그 해답을 독특한 쇼핑 시스템에서 찾고 있다. 김 사장은 스우포의 특징을 “오픈마켓 초기 경매 시스템을 근간으로 하며 낙찰자와 유찰자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획기적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스우포의 판매 시스템은 간단하다. 고객은 목록 중 원하는 상품을 골라 입찰액을 제시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건당 750원의 입찰수수료가 든다. 입찰자 중 최고가를 낸 고객이 해당 상품을 갖는다. 여기까진 다른 경매 시스템과 같다. 차이점은 유찰자에 대한 배려다.
몇백원에 불과하지만 입찰이 여러 번 진행되면 입찰 수수료가 많아질 수 있다. 스우포에선 유찰자의 입찰 수수료를 구매 할인으로 돌려준다. 가령 입찰수수료가 1만원 들었으면 다른 상품을 즉시구매가로 살 때 1만원을 깎아준다. 결국 경매의 스릴을 체험하면서 상품을 싸게 사는 행운을 잡거나, 떨어져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기존 오픈마켓은 상인들이 인터넷 장터에 물건을 올리지만 스우포는 엔터테인먼트쇼핑이 상품기획에서 제품 확보,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제품의 질이나 배송 안전도 보증한다.
김 사장은 “2005년 독일에서 처음 등장한 스우포는 4년 동안 120만명 이상의 회원들과 18만 건에 이르는 경매를 성사시켰다”며 “낙찰가는 해당 제품의 소비자가에 비해 평균 65% 낮은 획기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스우포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싸고 재밌는 쇼핑”이라며 “그동안 벤처를 경영해오면서 본 비즈니스 모델 중 가장 독창적이라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