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불법 파일 공유자들이 변호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의 로펌인 ‘ACS:로(Law)’가 내년 수천명의 불법 파일공유자로 확신되는 사람들에게 합의를 위한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29일 밝혔다. ACS:로는 내년 법정에서 의뢰인의 저작권 침해건이 다뤄질 경우 수천파운드의 벌금과 함께 변호사 비용 등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해당 저작권자와 미리 합의하면 300∼500파운드(57만7000∼96만원) 정도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ACS:로의 앤드류 크로슬리는 의뢰인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상품공유를 근본적으로 뿌리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법정에서 다뤄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먼저 그들에게 타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ACS:로는 최근 두 고등법원에서 3만개의 IP 주소에 대해 계정 소유자의 이름과 주소 등 세부 사항을 획득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이후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로부터 정보를 입수해 서한을 보내고 있다. 그 후 로펌은 다른 3개 법원에 대해서도 이런 소송을 냈다.
영국이 디지털경제법 등을 통해 저작권 침해 단속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다른 로펌들도 이런 식으로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런 식의 단속이 무고한 사람까지 무차별적으로 죄인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기관총 접근(scattergun approach)’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소비자단체 위치(Which?)의 재클린 클라라벗은 “많은 이들이 포르노그라피를 다운로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그 사실이 알려질까봐 괴로워하거나 당황해 잘못한 게 없더라도 그 돈을 지불하고 만다”고 말했다.
위치는 비슷한 케이스로 잘못 혐의를 받은 약 150명의 소비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불법 파일 공유자들은 IP를 숨기거나 다른 주소로 위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들의 심리불안 문제 등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