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폰, 3대 리그 막 올랐다] (3)새로운 틈새시장 ‘기능특화폰’

SNS폰, 뮤직폰, 프로폰 등 특화폰 인기

삼성전자의 ‘블루어스2’  LG전자의 ‘GW520’  LG전자의 ‘프로폰’
삼성전자의 ‘블루어스2’ LG전자의 ‘GW520’ LG전자의 ‘프로폰’

 PC 같은 휴대폰에 친구와 일상 소식을 나누는 SNS폰 등 기능특화폰이 주목받고 있다.

 기능특화폰은 복잡한 컴퓨터 기능 대신 사용자에게 필요한 특정 기능을 강조한 휴대폰이다. 영화 보기에 특화된 고화질폰, 뮤직폰 등 다양한 특화폰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의 개성이 뚜렷해지는 이유는 사용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옴니아2를 이용하면 명함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휴대폰 카메라로 명함을 찍으면 이름, e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이 자동으로 분류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일일이 손으로 세부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LG전자 프로폰은 골프 경기 중 홀까지의 남은 거리와 비거리를 자동으로 계산해 보여준다.

 최기창 팬택씨앤아이 사업본부장은 “등산, 골프 등 여가생활이 늘어나는 현대인에게 기능특화폰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지금은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1인 2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의 생활이 더욱 다양화되고 차별화를 요구하면서 보편적인 1인 2휴대폰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지역특성과 기후를 고려하라=“인도는 일조량이 풍부한 반면에 전력공급이 원활치 않아 태양광폰 수요가 상당하다. 이 같은 상황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도 비슷하다.”

 삼성전자가 이슬람 문화에 최적화된 크레스트 구루폰을 출시하면서 밝힌 것이다. 텐밀리언셀러를 기대하고 출시하지는 않았다. 구루폰은 지난 6월 인도에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누적 판매 20만대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도 이슬람 문화에 특화된 ‘메카폰2’ 2종을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출시했다. 방위표시와 나침반 기능을 탑재, 전 세계 어디서나 메카 방향을 알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이슬람교도(무슬림)들이 하루 5번 메카 방향으로 기도하는 전통을 고려한 것이다.

 LG전자 측은 “무슬림은 전 세계 인구의 25%인 12억명에 달해 시장은 충분히 넓다”고 말했다. 특히 LG전자는 이라크 국민 중 쿠르드족 비율이 높다는 데 착안한 ‘쿠르드어 전용 휴대폰’을 출시한 데 이어 중국에는 가입자인증모듈(SIM) 카드를 두 개 장착한 듀얼심폰도 선보였다. 듀얼심폰은 성(省)과 성 사이를 이동할 때도 로밍을 해야 하는 중국의 특수한 통신 환경을 겨냥한 것이다.

 휴대폰에 친환경 바람도 불고 있다. 휴대폰에 태양광 충전기능이나 친환경 소재로 내외관을 적용시켜 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친환경을 생명처럼 여기는 유럽 시장에서 태양광 휴대폰은 인기 절정이다. 지난 8월 미국 시장을 겨냥해 배터리 케이스 부분을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리클레임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지난 10월에도 휴대폰 뒷면에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블루어스’를 선보였다.

 LG전자 역시 제품 케이스 겉면에 비닐 코팅을 하지 않아 재활용이 용이한 태양광 충전 휴대폰 ‘에코 프렌들리’를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휴대폰으로 친구를 사귀다=해외에서 불고 있는 ‘SNS폰 바람’이 최근 국내 연예인,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사용하면서 올해 하반기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SNS서비스는 싸이월드로, SNS를 표방하는 미투데이 등 많은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오는 2013년 휴대폰,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전체 인터넷 사용량 가운데 20%를 SNS 접속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LG전자는 휴대폰에서 이들 사이트에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LG KS360, GW300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8월 첫선을 보인 LG KS360은 유럽에서만 220만대, 북미에서 100만대, 그리고 중남미에서 80만대 등 전 세계에 500만대가 넘게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LG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5월 GW520, GT550, GW300 등 SNS 특화폰을 차례로 선보였고 최근 안드로이드폰 ‘LG GW620’을 출시하는 등 SNS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선보인 신세대 휴대폰 ‘코비’ 역시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통신전문지로부터 ‘올해의 하이테크 휴대폰’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서유럽 등에서 출시 2개월 만에 35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출시 후 6개월 만에 텐밀리언셀러에 올랐던 ‘스타폰’의 초기 판매량보다 한 달 이상 앞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옴니아처럼 코비 역시 삼성휴대폰의 신세대 타깃 라인업의 대명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휴대폰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고 SNS가 인기를 끌면서 모바일 비즈니스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맞을 것”이라며 “휴대폰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력 디지털기기가 될수록 SNS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저활동은 저한테 맡겨 주세요”=24시간 휴대폰을 소장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등산, 골프, 여행 등에 특화한 전용폰이 등장하고 사용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중장년층 소비자를 타깃으로 디자인과 기능을 특화시킨 ‘와인폰’을 출시,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렸다. 최근 출시된 와인폰3는 200여가지의 와인 리스트를 내장하고 있어 맛, 가격대, 생산국가에 따라 가장 알맞은 와인을 검색할 수 있다. 골프와 등산에 안성맞춤인 프로폰은 172개 골프장의 세부정보를 제공하며 GPS 수신칩을 내장해 경기 중 홀까지의 남은 거리와 비거리를 자동으로 표시해 준다.

 GPS폰도 대중화를 선언했다. 이통사들의 잇따른 무선인터넷 요금인하로 위치기반 정보서비스(LBS)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햅틱 아몰레드·햅틱착·VVIP폰을 비롯한 슬라이드형인 GPS폰과 폴더형 보디가드폰, C330(폴더형), 그리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일모델로는 사상 최다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T옴니아 등 대부분의 제품에 GPS 기능을 탑재했다. 손안의 내비게이션을 구현하는 햅틱착도 사진 촬영 위치 정보를 간편하게 저장하는 지오태킹 기능 등으로 12만대 이상의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에 GPS 수신칩이 내장되면서 오히려 내비게이션 시장을 대체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며 “GPS폰은 길 안내는 물론이고 교통정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근거리 맛집 서비스까지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올해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이용자층이 늘면서 5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소 카메라폰 시장도 2007년(940만대)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1억1000만대가 될 것으로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전망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