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가 유니버설·소니 뮤직이 유튜브와 손잡고 준비한 뮤직비디오 웹서비스 벤처 ‘베보(Vevo)’에 합류키로 했다. 워너뮤직 역시 참여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세계 4대 메이저 음반회사가 모두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셈이다. 고전하고 있는 음반사들이 뮤직비디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광고기반 온라인 뮤직비디오 전문서비스 베보가 8일(현지시각) 서비스를 개시하는 가운데 영국 대형 음반회사 EMI가 참여를 선언했다고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등이 8일 보도했다.
베보는 유니버설, 소니, 아부다비미디어컴퍼니가 공동 소유한 벤처기업으로 메이저 음반회사들 외에도 100여 독립 음반회사가 참여해 ‘차세대 MTV’를 표방하며 웹서비스를 구축해왔다. 이날 북미와 캐나다에 서비스를 론칭하고 내년에 영국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유튜브와 베보닷컴(vevo.com)을 비롯해 여러 뮤직플레이어들을 통해 뮤직비디오, 가사를 서비스하고 아마존닷컴, 아이튠스로 바로 연결해 음악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음악 관련 상품판매 사이트 브라바도와 유니버설의 온라인 매장에도 연결된다.
베보 측은 워너뮤직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4대 메이저 음반업체가 모두 이 서비스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뮤직비디오 제공 서비스로 태어난 것이다.
이들 음반업체가 뭉치게 된 것은 온라인 뮤직비디오 유통에서 주도권을 뺏겼다는 판단에서다. 뮤직비디오는 하루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볼 정도로 훌루, 유튜브 등에서 광범위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웹서비스 업체들이 유통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음반회사들은 실질적으로 큰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음반업계는 새로운 사이트를 통해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앨범 판매는 2000년 이래 반으로 뚝 떨어졌지만 온라인 비디오 관련 전세계 광고 매출은 2012년까지 76억달러(약 877억원)로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AT&T, 맥도널드, 마스터카드, 유니레버 등 20개 이상의 광고주들이 베보와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장기 광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덕 모리스 대표는 “베보는 아티스트들과 음반회사들이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기존에 비해 10배 이상의 광고비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