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의 부인을 찾아가 함께 위로하실 분?’
인터넷이 소셜미디어를 만나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정보를 찾기 위한 검색이 아니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함께 얘기하고 행동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
구글이 트위터·페이스북 등과 손을 잡고 새롭게 시작한 실시간 화제 검색어 서비스(www.google.com/trends)는 말 그대로 사람을 낚는 어부의 그물이다. 관심 검색어를 입력하면 이 시각 현재 그 검색어를 활용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지구촌 곳곳의 이용자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타이거 우즈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게 아니라, 그 부인과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전하자는 소수 의견자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도 있다.
의견을 발의한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누군지, 그 사람의 인맥관계도 파악할 수 있다. 또 그 사람의 친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미래에 인터넷은 또 어떻게 변할까? 개방과 공유의 인터넷 진화 방향을 ‘웹2.0’이라는 용어로 정의해 ‘인터넷 구루’가 된 팀 오라일리는 “웹3.0은 보다 지능적인 결과물을 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는 사람이 컴퓨터에 직접 입력하고 그 결과물을 모니터를 통해 보는 것으로 진행된다면, 앞으로는 식별번호(ID)를 가진 사물이 데이터를 인터넷에 입력해 누적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 보다 개인화된 지능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시멘틱 웹(Symantic Web)’의 개념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한 사람이 읽고, 듣고, 먹고, 쇼핑하는 모든 일상의 행위를 네트워크에 연결해두면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직관적으로 예측해 향후 행동을 제안할 수 있는 기술까지도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신 개념인 ‘시냅틱 웹(Synaptic Web)’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인간의 뇌가 기억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과정을 인터넷에 빗댄 개념이다. 신경세포 연결망인 시냅스(synapse)가 뇌 활동을 결정하는 것처럼 각종 디지털 객체가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흘러다니다가 이합집산, 연결되는 과정에서 경험의 결과물을 낳아 그 방향으로 웹이 진화할 것이라는 이론이다.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업체 제이에스-킷 에코의 크리스 룩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덴버에서 열린 ‘디프레그 컨퍼런스2009’에 참석해 시냅틱 웹을 설명하면서 “웹페이지의 각종 정보들이 뇌 신경세포처럼 연결된다며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결과물을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CMS와이어가 전했다. 시냅틱 웹 개념을 국내에 소개한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연구소장은 “각 국의 트위터 이용자들이 잡담하는 과정에서 이디오피아 난민촌에 수십여개의 우물을 뚫어준 것처럼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이 만나 빚어낸 새로운 경험들이 인터넷의 진화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