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열풍이 거세다. 휴대폰 강국답게 소비자 반응도 매우 뜨겁다. 먼저, ‘애플’사에 대해 살펴보자. 이 회사는 스티브 잡스가 창업했다. 당시 컴퓨터는 개인이 소유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크기가 집채만 한 이 대형컴퓨터는 온도가 일정하고 먼지도 없는 곳에 설치해야 했으며 여러 사람이 동시에 사용하는 기계일 뿐이었다. 개인이 컴퓨터를 소유하는 시대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현재의 컴퓨터 문화를 만든 사람이 스티브 잡스였다. 잡스는 애플컴퓨터에서 퇴출당하고 ‘픽사’라는 CG(Computer Graphic) 회사를 만들어 ‘디즈니’사와 손잡고 애니메이션 제작에 성공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등을 만들었다. 그는 ‘애플컴퓨터’ CEO로 복귀한다. 복귀 후 출시한 첫 제품이 ‘아이팟’이다. 동시에 음악 사이트인 ‘아이튠스’를 만들어 이 기기에 디지털 음원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회사명을 ‘애플 컴퓨터’에서 ‘애플’로 바꾼 건 이즈음이다. ‘아이팟’이 출시된 2004년 기준에서 보면 매출 82억달러, 영업이익 3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런데 애플은 2007년 기준으로 매출 365억달러, 영업이익이 63억달러로 매출은 4배, 영업이익은 무려 20배 가까이 성장한 기업으로 바뀌었다. 이는 기기 자체만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기기에 사용되는 콘텐츠까지 판매함으로써 매출과 이익을 증대시켰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강점은 무엇일까. 우선 풍부한 콘텐츠다. ‘아이튠스’에서 시작해 이제는 ‘앱스토어’라는 콘텐츠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제작자에게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판매하도록 함으로써 자유경쟁을 유도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가는 전략을 사용한다. 물론 수익의 대부분은 제작자에게 돌아간다. 두 번째는 전송 가격 설정이 합리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휴대폰에 콘텐츠를 내려받는 것은 고가의 패킷요금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따른다. 콘텐츠 제작자는 수입이 적어지고 이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된다. 하지만 ‘아이폰’은 무선인터넷 가격을 정액제로 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콘텐츠 선택폭을, 제작자에게는 수익성을 제공했다. 세 번째는 사용자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애플’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UI(User Interface) 기능은 사용자 편의성을 충분히 고려한 결과물이다.
이제 대량으로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판매하는 시대는 지났다. 정수기를 판매하면서는 필터 교환을 통한 서비스를 판매하고, 보험이나 펀드와 같은 상품은 홍보에서 가입자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판매한다. 이처럼 미래 경쟁력은 서비스에 달려 있고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경쟁력은 발전한다. 과거 기술인력을 양성했던 것처럼 이제는 창의력 있는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 이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의 개발이 가능해져 이를 통해 또 다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아이폰’이 성공하면서 ‘매킨토시’ 컴퓨터 판매가 증가하는 건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앱스토어’에 콘텐츠를 올리기 위해서는 ‘애플’에서 제조한 컴퓨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이 발전할수록 홀로서기보다는 상호 협력을 통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산업, 그자체도 분명히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활용해 타 산업에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야 미래성장의 발판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최영호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yhc53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