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환, 이제 시작이다] (4)과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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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날로그보다 5∼6배 좋은 화질, CD급 음질, 데이터방송 등 시청자에게 큰 만족을 안겨줄 디지털 전환이지만 전 국민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기 위해 그렇다는 의미다.

 혜택을 받기 힘든 취약계층은 누구며, 이들은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가정의 역할을 넘어선 수신환경 개선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등이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향후 주파수 분배 계획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문제를 놓고 많은 이견이 있다. 이로 인해 디지털 전환 특별법이 제정된 지 1년 8개월이 지났으나, 취약계층 지원 계획은 아직도 확정되지 못했다. 기존 아날로그 TV를 보유한 가정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컨버터 박스나 디지털 TV를 구입해야 한다. 저소득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이 이 추가 비용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TV 시청권을 뺏는 일이 발생한다. 취약계층 지원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가장 큰 숙제다.

 지원 범위에 대해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만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케이블 TV 등 유료 방송도 활용할 것인지 등이 거론됐다. 시청자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 사례에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인적 지원이 병행된다는 점이다. 미국도 뒤늦게나마 4000여명의 콜센터 직원을 배치하고 FCC 직원들까지 동원돼 직접 가정을 방문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상당히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홍보를 했지만 이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도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일본은 NHK 수신료 면제 가구만을 지원 대상으로 하면서도 고령자와 장애자 등에는 인적 자원을 투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3년 동안 700만가구, 약 20만시설을 방문, 홍보하며 안정적으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영국은 BBC 수신료를 인상하면서까지 이들 기술적 취약계층에 대대적인 지원을 펼치는 중이다. 지방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자원봉사를 꾸려 밀착 서비스를 지원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와 함께 공동시청 설비 개선 등 디지털 지상파 TV를 수신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도 숙제다. 국민의 복지 향상이 이번 디지털 전환의 큰 목적인 만큼 지상파 TV를 수신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줘야 한다. 아날로그 방송은 신호 자체가 잡음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었지만, 디지털 지상파 TV 방송은 수신 환경만 잘 갖춰진다면 선명한 방송을 볼 수 있는 만큼 국민의 선택권을 높여줘야 한다.

KBS는 공동 주택을 대상으로 디지털 공시청 설비 개선 신청을 받아 설비 개선을 지원 중이다. 올해에만 130단지 7만8000여가구가 공시청 설비 개선을 요청했다. 내년에는 신청이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예산이 넉넉지 않다. 단독주택에서 안테나 신호를 잘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지원도 필요하다.

 전 국민이 골고루 디지털의 혜택을 보기 위해 케이블도 디지털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 아날로그 지상파 TV 방송 종료와는 별개지만, 디지털 전환이라는 목적에서 보면 아날로그 케이블도 서둘러 디지털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취약계층의 75.9%가 아날로그 케이블 방송을 통해 TV를 본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신방송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