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국판의 지난 4일 초기화면 개편이 국내 시장에서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야후와 국내 포털 초기화면과 일부 유사해진 이번 개편은 구글의 승부수다. 구글이 전 세계 현지 서비스에서 고수해온 검색 창 위주의 초기화면 정책에서 유일하게 새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구글 측은 초기화면에서 기존 검색창 외에 ’이 시간 인기 토픽’, ’인기 블로그’, ’화제의 인물’ 섹션을 추가했다.
이는 국내 이용자의 포털 이용 습관을 분석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용자들이 웹 검색 위주로 포털을 이용한다면 국내 이용자들은 포털이 하나의 ’놀이터’ 개념으로 검색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즉 초기화면에 인기 토픽 등을 제시함으로써 구글 이용자들에게 호기심을 유발, 검색 외에도 뉴스와 블로그 등을 이용하도록 유인하겠다는 속내인 셈이다.
개편한 지 며칠 안 됐기 때문에 성과를 측정하기는 아직 성급하지만, 일단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10일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랭키닷컴에 따르면 개편 다음날인 5일 순방문자수는 92만1천400여명이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서는 83%나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6일에는 일주일 전에 비해 29% 증가하고 7일에는 9% 그쳤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보통 서비스를 개편했다고 해서 곧바로 이용자 반응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점유율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고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리지만 구글 한국판의 새로운 실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열린 구글 검색대회에서 상당수의 참가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는 게 구글 측의 전언이다.
구글 한국판의 실험에는 일정 부분 모바일 인터넷의 동향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내년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모바일 인터넷에서 구글 서비스 인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모바일 이용 습관이 역으로 웹 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70%대를 웃돌던 네이버의 통합검색 점유율이 최근 60% 후반까지 하락한 반면, 다음과 네이트가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네이버 독주체제인 국내 검색 시장에서 변화 조짐이 감지되는 점도 구글로서는 호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검색 체류시간 기준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네이버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아직 시장 균열로 보기에는 섣부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이에 기대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구글 한국판의 변신을 주목하면서도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의 초기화면 변경은 글로벌 정책을 벗어날 만큼 이례적인 일이기는 하나 한국판에서 엔진을 통한 기계적 편집이 아직 정확하지 않고, 국내 이용자들이 국내 포털에 익숙해져 있어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