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아이폰 열풍과 모바일 쇼핑

[ET단상] 아이폰 열풍과 모바일 쇼핑

 국내에서 ‘아이폰’ 열풍이 거세다. 그 여파로 잠잠했던 모바일 쇼핑 시장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모바일 쇼핑은 휴대폰만 있으면 지하철이나 버스·길거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손안의 쇼핑’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소비자의 제품 구매를 위한 수고가 줄고 선택의 폭은 대폭 넓어진다. 인터넷 쇼핑이 일상에 바쁜 소비자의 시간 제약을 극복하는 열쇠였다면 모바일 쇼핑은 공간 제약마저 무너뜨리며 디지털 시대 새로운 쇼핑 문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모바일 쇼핑은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의 불편함과 비싼 데이터 요금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쇼핑몰 거래 규모는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의 0.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물론 이 수치가 말해주듯 당장 모바일 쇼핑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쇼핑의 영역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 국내 모바일 쇼핑 이용자는 인터넷 쇼핑몰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데이터 요금, 사용 환경 개선, 상품군 개발 등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쇼핑이 인터넷 쇼핑의 한 흐름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들어 아이폰 등 스마트폰 활성화를 계기로 모바일 쇼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미 한 오픈마켓은 아이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 무료로 올려 놓았고, 예상 밖 선전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또 다른 쇼핑몰에서는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에서 상품 검색 및 구매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사용자 환경(UI)과 애플리케이션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발전에 힘입어 유통업계의 ‘모바일 쇼핑’이 새로운 유통전략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쇼핑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인터넷 환경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무선에서 다시 모바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대폰을 통해 구매한다’는 모바일 쇼핑의 정의 자체만으로는 핵심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이 모바일 쇼핑과 관련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한다면, 모바일 쇼핑이 인터넷을 대신해 단순히 상품판매 창구를 하나 더 늘린다는 의미거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또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정보량이 작은 휴대폰의 특성과, 화면 이동이 상대적으로 잦은 점 등을 고려해 새로운 형태의 쇼핑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 더불어 휴대폰에 맞는 결제 시스템도 편리하게 변해야 할 것이다.

 모바일 쇼핑에 적합한 콘텐츠도 필요하다. 모바일 쇼핑이 활발한 일본에서 모바일 쇼핑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무형의 콘텐츠로 그중에서도 게임, 캐릭터와 같은 아이템이 최고 인기라고 한다. 반면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잘 팔리는 의류, 전자제품과 같은 유형의 상품은 전체 모바일 쇼핑 거래의 5%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적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객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오늘날 e비즈니스 환경에서 모바일 상거래의 발전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이제 모바일 쇼핑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흐름은 시작됐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성공으로 연결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