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13)구글폰 진짜 나오나?

한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아있던 구글폰 출시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1월에 구글이 대만의 휴대폰 업체인 HTC로부터 하드웨어를 공급받아,구글 브랜드를 부착해 시장에 내놓키로 했다는 것이다. 휴대폰 업체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구글이 자체 브랜드를 부착한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는 의미다.

구글폰의 내년 1월 출시설은 미 IT전문 블로그 매체인 테크 크런치가 11일(현지 시각) 구글 직원들의 트위터 메시지를 인용해 구글폰이 내년 1월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레드몬드 파이 등 미국 언론들은 테크 크런치의 보도를 인용, 구글폰의 1월 출시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테크 크런치의 마이클 애링턴 보도에 따르면 구글폰은 대만의 스마트폰 업체인 HTC가 하드웨어를 만들었고, 최근 새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2.1 운영체제(OS)를 채택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구글의 내부 단속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트위터에 구글폰 관련 메시지를 남기면서 확인되고 있다. 구글은 이번에 직원들에게 구글폰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런 사실을 직원들이 트위터를 통해 친구나 지인에게 알리면서 구글폰의 존재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위터 메시지 내용은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HTC 하드웨어의 구글폰을 지급받았다.” “구글폰이 아이폰 처럼 아름답고 섹시하다“ ”내손에 지금 구글폰이 있다. 마치 특권층이 된 것 같다‘ 등등으로 구글폰의 존재와 특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내년 1월 출시되는 구글폰은 GSM 방식으로, 특정 통신사업자에 종속되는 단말기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소매점 등 유통점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한 후 자신이 선호하는 통신사업자를 택할 수 있는 ‘Unlocked` 방식으로 보인다.

만일 테크 크런치의 보도대로 내년 1월 구글폰이 출시된다면 스마트폰 시장은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신사업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단말기 공급업체 측으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때문이다. 애플과 같은 막강한 교섭력을 가진 단말기 사업자가 등장,통신사업자와 교섭을 벌이게 된다.

사실 구글이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란 루머는 최근 1~2개월 사이에 `더 스트리트닷컴`, 테크 크런치,기즈모도 등 IT 전문매체들에 보도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더 스트리트닷컴’은 지난 10월 구글이 자체 브랜드의 안드로이드폰을 준비 중이라면서 만일 구글폰이 출시되면 그동안 통신사업자가 주도하던 통신시장이 단말기 업체 주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더 스트리트닷컴은 구글이 크롬 OS를 내장한 자체 브랜드의 넷북을 내년 여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테크 크런치도 지난 11월 구글폰의 출시설을 보도하면서 대만의 HTC를 비롯해 삼성전자,LG전자 등이 구글에 하드웨어를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기즈모도 역시 지난달 30일 구글이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자체 브랜드로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구글측은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 폰을 내놓을 계획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며 계속 부인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현재로선 구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1월 출시설에 상당히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구글폰이 등장하면 스마트폰 시장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우선 그간의 보도를 종합해볼 때 구글폰은 특정 통신사업자에 의존적인 단말기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단말기를 선택한 후 특정한 통신사업자에 가입하는 `Unlocked`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구글은 SIM 장착이 보다 유연한 GSM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이 기존의 통신 사업자에서 단말기업체 쪽으로 상당부분 이동할 것이다.

구글폰의 출시는 서비스 또는 소프트웨어 업체의 하드웨어 분야 진출이란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과 반즈 앤 노블이 `킨들`과 ‘누크’라는 e북 하드웨어를 내놓은 것은 최근의 IT 업계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다.

아무튼 무성한 소문을 뒤로 하고 내년 1월 구글폰이 나올지 궁금하기만 하다. 구글폰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그 다음의 얘기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