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동통신업계에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개월내 시장이 구조조정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인도에서 14개에 이르는 이통사업자들이 요금인하 출혈 경쟁에 나서면서 수익구조가 나빠져 향후 18개월 이내에 ‘잔인한 통합’이 전망된다고 AFP가 14일 전했다.
KPMG의 로만 쉐티 애널리스트는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인 동시에 가장 낮은 요금이 부과되는 시장”이라며 “지속가능한 모델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1년 6개월 내 산업계가 통합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인도 이통시장에는 바티에어텔과 릴라이언스커뮤니케이션스, 보다폰, BSNL 등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사업자 군을 포함해 총 14개의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3∼4개의 사업자들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쉐티 애널리스트는 “군소 사업자들이 큰 사업자에게 선택되면서 많아야 6∼7개의 사업자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이통시장이지만 거센 가격 전쟁 때문에 산업계는 매출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금은 분당 몇센트 아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인도의 국영 이동통신업체 MTNL은 최근 초당 0.125원의 요금제를 발표하면서 시장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여기에 인도에 진출한 일본의 도코모는 초당 과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고, 이달 말 번호이동제도까지 시작되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에만 1667만명이 새로 가입했고, 오는 2013년까지 현재 5억명 수준에서 10억명까지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전망좋은 시장에서 사업자들이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이유다.
이보다 더 적은 수의 사업자만 살아남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인도이통사업자협회 측은 “시장이 이렇게 많은 사업자에게 모두 이익을 안겨줄 수 없다”면서 “구조조정만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길로 오직 4∼5개의 사업자만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가입자 증가는 분명하지만 수익성은 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런 단기적인 시장 구조조정 이후에는 인도 시장이 진정한 매력적인 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으로 시장이 정리된 이후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