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공유제’가 미래 이동통신용 전파 자원을 확충할 대안의 하나로 떠올랐다.
인지무선통신(CR:Cognitive Radio)처럼 같은 주파수를 복수 사업자가 나눠 쓸 수 있는 기술이 ‘공동 이용(shared-use)’ 형태로 주파수 공유제를 실현할 전망이다. 미국과 영국이 내년부터 주파수 공유제를 검토하는데다 한국도 CR, 소프트웨어 정의 무선통신(SDR:Software Defined Radio) 기술을 바탕으로 삼아 전파 공동 이용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14일 국내외 방송통신규제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내년부터 배타적 이용 허가를 내준 주파수를 2차 이용자가 함께 쓰는 ‘공동 이용’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CR기술을 이용해 TV 방송 대역에서 시청자가 쓰지 않는 주파수를 찾아 통신서비스에 쓰는 형태다. TV 시청이 뜸한 새벽이나 오후의 유휴 주파수를 상업용 이동통신에 돌려쓰는 것도 한 방안이다.
율리우스 게나촙스키 FCC 위원장은 지난 1일에도 “주파수 유연성을 높이고, 이미 할당한 전파의 사용권을 이용하는 제2 파생적 시장을 여는 데 주목한다”고 말해 주파수 공유제 활성화 의지를 내보였다.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컴도 내년까지 면허를 획득하지 않은 채 함께 쓸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늘리고, 면허를 내줄 때 특정 쓰임새를 지정하지 않음으로써 비슷한 형태의 사업자끼리 주파수를 공유하는 것을 장려하기로 했다. 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CR와 SDR를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제반 규정을 만드는 등 주파수 공유제가 날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방송통신위원회도 CR·SDR 관련 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국제 흐름에 맞춰 유휴 TV 전파를 이용한 주파수 공유 체계를 검토·추진 중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