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아이캅Ⅱ로 불법저작물 유통근절

 영화 ‘거북이 달린다’를 입력하고 ‘아이캅Ⅱ(ICOPⅡ)’ 검색 버튼을 누르자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이 영화의 불법복제 파일이 대형 화면에 줄줄이 올라왔다.

 영화 전체 분량은 물론 일부만 쪼깬 영상까지 모조리 발견됐다.

 전석 착석에 추가로 넘쳐나는 참석자들은 실감나는 시연 장면을 지켜보며 탄성을 자아냈다. 인기 절정의 걸그룹 ‘카라’의 뮤직비디오 제목을 넣자 웹하드나 P2P뿐 아니라 개인 블로그나 카페에 올려져 있는 영상까지 순식간에 찾아냈다.

 16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저작권자에게 허락받지 않고 올린 음악, 영상 등 콘텐츠를 한 번에 잡아주는 ‘인터넷 경찰’ 아이캅Ⅱ가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였다.

 아이캅Ⅱ는 불법복제 음악 파일을 1초에 한개, 영상은 10초에 한개 꼴로 검색한다. 음원 검색만 되던 아이캅Ⅰ에 비해 영화, 방송 등 영상까지 잡아준다는 점이 새롭다.

 문화부가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한 아이캅Ⅱ 시연회장에서 개발 주역인 김상진 저작권 보호센터 기술연구팀장은 “아이캅Ⅱ가 하루에 잡아내는 불법저작물은 약 4만5000점”이라며 “초급 모니터링 요원 135명이 걸러내야 할 불법저작물을 아이캅 시스템이 혼자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캅Ⅱ는 또한 일부에서 제기되는 무분별한 파일 삭제 우려도 없다. 김 팀장은 “명단에 오른 사이트에 삭제 요청 메일이 전송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도 삭제되지 않은 저작물에 한해 저작권 보호센터 인력이 확인한 뒤 처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검색엔진으로 잡히지 않는 서비스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콘텐츠의 스크립트도 분석하고 있다”며 개선된 아이캅의 기능을 소개했다.

 아이캅Ⅱ는 시스템 외형만 봤을 때 웹하드 전용 다운로드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내장된 인식기술은 국내 IT 기술 개발의 메카인 ETRI 작품이다. 아이캅Ⅱ에 내장된 각 콘텐츠의 DNA와 인터넷의 저작물이 일치하면 곧바로 메타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콘텐츠 제목과 기타 정보가 제공된다.

 이경윤 저작권 보호센터장은 “아이캅Ⅱ로 보다 정밀하고 빠르게 불법 저작물 유통을 막을 수 있다”라며 “저작물 불법복제 근절에 저작권 보호센터가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