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과도한 ‘노출 정책’이 결국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의 개인정보보호 관련 단체들이 페이스북을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사생활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이 20일(현지시각) 일제히 전했다.
전자개인정보센터(EPIC) 등 10여개의 단체는 최근 페이스북이 바꾼 서비스 규정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유출시키는 결과를 낳아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이에 대한 제재와 시정을 요구하며 FTC에 제소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10일자로 정보보호 규정을 대폭 수정, 이용자가 자신의 사진과 동영상 등에 대한 공개 여부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동안 기본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던 출신 학교와 거주지 등의 개인 프로필과 동영상 등도 공개하도록 기본 설정이 돼 있어, 이를 원하지 않는 이용자들은 일일이 비공개로 설정을 바꿔야한다. 바꾸지 않은 이용자들은 부지불식간에 개인 정보가 공개되는 형국이다. 결국 교묘하게 개인 정보를 공개하도록 유도했다는 게 소비자단체들의 지적이다.
EPIC 관계자는 “미국에만도 1억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있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것은 이용자들에 대한 기만 행위다”고 지적했다.
실제 페이스북의 창설자인 마크 주커버그 역시, 이 설정을 바꿔 놓지 않아 300여장의 사진과 개인 일정이 인터넷에 공개돼 곤혹을 치렀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해 “다양한 이용자 단체와 논의를 거쳐 규정을 바꿨는데 EPIC의 제소는 당황스럽다”면서 “FTC에 바꾼 배경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