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마무리 되는 12월이다. 2009년은 힘든 경제난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세계에서 선전하며 많은 성과를 내지 않았나 싶다. 기업과 하나되어 일한 임직원들의 노고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숨은 공로자들의 도움도 컸다. 바로 하나의 제품과 서비스가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 연결된 수십 혹은 수 백의 협력업체다.
2009년 기업 경영 화두 중 하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이었다. 협력업체가 단순 부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하청업체가 아니라 기업 성장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로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기업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과거의 상생경영이 대기업과 협력업체간의 갈등 관계를 해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경쟁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트너로 인정하고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자금·교육 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주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소기업 간의 상생경영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상생경영을 위해 중소기업에서는 협력업체를 위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물론 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정 부분의 투자 및 지원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우선시 되고 필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스와 워터맨은 상생문화와 같이 기업 간 문화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7S모델’이 확립돼야 한다고 주창했다. 7S모델이란 공유가치(Shared Value), 전략(Strategy), 구조(Structure), 시스템(System), 구성원(Staff), 기술(Skill) , 스타일(Style) 등을 뜻한다. 그 중 피터스와 워터맨은 전략, 조직구조, 시스템과 같은 경영의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공유가치, 구성원, 스타일 등 경영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더 강조했다. 여기서 중소기업이 눈여겨 봐야할 것은 공유가치다. 공유가치란 성과 공유는 물론 기업과 협력업체간의 공통의 비전과 목표의식을 만들어 갑을 관계가 아닌 파트너, 즉 동반자의식을 고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사에서는 상생경영의 하나로 협력업체의 목소리를 듣고자 2005년부터 매년 협력업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방안과 양사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를 통해 신뢰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협력 업체의 기술 발전을 꾀해 우수한 품질의 원자재를 공급 받는 등 상호이익 방안을 발굴, 실행할 수 있었다.
상생경영은 시작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협력업체와 공유가치(Shared Value)를 나누고 갑을 관계가 아닌 파트너로 인식함으로써 상생경영은 시작될 수 있다. 중소기업이 협력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대기업처럼 투자 지원하는 것이 어렵고 그 성과를 단기간에 이뤄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파트너 의식을 가지고 공통된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 만으로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는데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사실 탄탄한 대기업에 비해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 간의 상생이 쉽지 않고 그 결과에 대해 쉽게 확신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협력업체와의 유대강화를 통해 파트너로서 더 큰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극복의 할 수 있는 힘의 나지 않을까. 2010년에는 더 많은 중소기업간의 상생경영 이야기들이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한경희 생활과학 대표 rhaan@iha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