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 웹을 잡아라’ 모바일 서비스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포털의 주요 화두다.
개인화 웹은 주소록, 문자메시지, 쪽지, 메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공간이다.
곧 이용자가 모바일로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인 셈이다.
여기에는 스마트폰 시대에 이용자들이 이 같은 통로를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포털 입장에서 개인화 웹 경쟁은 모바일 서비스 경쟁의 판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군소 개발사 및 개발자들이 다양하고 창의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쏟아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개인화 웹은 포털만이 가진 강력한 무기다.
주소록, SNS, 메일 등의 개인화 웹 서비스를 한 묶음으로 갖추고 있는 서비스업체는 포털이 사실상 유일하다.
휴대전화 제조와,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에 각종 개인화 웹 서비스까지 갖춘 구글과는 달리 국내 제조사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는 일천하다.
기존 일반 휴대전화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일부 제공해온 이동통신사도 현재로서는 경쟁력을 갖추기가 요원하다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용자들은 이미 웹 공간에서 주로 이용하는 포털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자신의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지인 등의 정보를 포털에 남기고, 이를 이용해 서비스 편의를 누리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에서 수익 모델을 찾는 과정에서도 개인화 웹 환경은 중요하다. 아직 획기적인 수익모델이 나타나고 있지 않으나, 장기적으로 모바일에서도 검색광고가 가장 큰 수익원일 것이라고 포털은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포털은 앞다퉈 개인화 웹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먼저 시작한 것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올해 메일, 블로그, 카페, 캘린더, N드라이브, 포토 앨범 등의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았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연락처가 저장될 수 있는 웹 주소록 서비스를 내놓았다. 네이버는 내년 웹 주소록을 스마트폰용으로도 출시하고 웹과도 동기화시킬 계획이다. 결국 웹 주소록에 쌓인 정보를 모바일로 가져오고, 또 모바일에서 쌓인 정보를 웹으로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휴대전화 모델을 바꾸더라도, 다른 OS 환경에서도 주소록 정보에 기반을 둔 개인화 웹을 변함없이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아이폰 이용자들이 아이튠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과는 다른 풍경이 전개될 수 있다.
NHN 이 람 포털전략팀 이사는 “개인화 웹 서비스들이 모바일에서 개인 자산 검색이 가능하고, 소셜 검색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각각의 네이버 서비스가 하나로 모일 수 있는 모양과 틀을 검색으로 끌고나가려는 게 내년도 전략”이라고 말했다.
포털 중 실제거리 지도서비스인 ’로드뷰’를 내놓는 등 가장 먼저 모바일 서비스 준비를 시작한 다음의 비밀병기는 ’마이피플(MyP+)’이다.
이달 말께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될 마이피플에는 메일과 쪽지, 문자메시지(SMS), 주소록 등의 기능이 통합됐다. 아이폰에 내장된 지인들 간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도구다. 다음도 마이피플을 웹과 동기화할 계획이다.
메일의 경우 지인들이 보낸 메일을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쪽지 기능을 통해 사실상 메신저 기능이 가능하도록 했다. 무선랜 환경에서는 쪽지 이용은 무료다.
특히 마이피플은 아이폰에서 불가능한 초성 검색이 가능하도록 해 빠르고 쉽게 주소록에서 원하는 사용자를 찾도록 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인들을 사진과 함께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UI(사용자 환경)에도 공을 들였다.
네이트의 전략은 싸이월드 일촌 정보와 네이트온 버디 정보, 휴대전화 주소록 등을 연계해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네이트 콘택트다’의 애플리케이션을 준비 중이다. 네이트는 이 같은 개인화 웹 서비스를 이달 말 윈도 모바일 OS가 업그레이드될 T옴니아2에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트 관계자는 “네이트 콘택트와 미니홈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자신과 일촌 싸이월드의 새글, 댓글 알림을 확인할 수 있고, 함께 제공되는 ’UCC 업로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미니홈피와 싸이 블로그에 자유롭게 게시글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개인화 웹 경쟁 과정에서 각 포털 간 서비스 장벽을 철거한다면, SNS 등의 서비스가 서로 연동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 포털의 이 같은 전략이 순풍을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경쟁자 때문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OS와 함께 상륙하는 구글의 모바일 서비스 때문이다.
내년 초부터 국내에서 판매될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 주소록, 캘린더, 싱크 등 개인화 웹 기능이 기본적으로 내장돼 있다. 안드로이드폰이 많이 팔릴수록 구글 서비스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국내 포털은 구글이 국내에서 블로그와 카페, SNS 등의 서비스에서 약점을 보인 만큼, 개인화 웹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 이용자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에는 국내 포털 개인화 웹이 국내 제조사가 만든 안드로이드폰에 구글 서비스와 함께 깔리는 것이 초기 승부의 변수”라면서도 “결국 이용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의 탑재 여부에 관계없이 서비스가 우수한 애플리케이션을 자발적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