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의 채널 확대와 방송시간 연장이 추진되면서 유료 방송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방송·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들은 지상파방송의 방송시간 연장과 채널확대에 대해 지상파 방송 편중이 심해지고 소규모 사업자 경영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유료방송의 최대 장점인 24시간·다채널이 무료방송인 지상파 방송에서도 가능해지면, 유료방송 시청률과 광고 수익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판단이 배경이다.
KBS는 김인규 사장이 취임하면서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방송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채널이 늘어나야 한다면서 ‘케이뷰’ 플랜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EBS도 곽덕훈 사장 취임 후 사교육비 절감을 목표로 MMS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영어방송과 수능방송을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지상파 방송시간 운용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지상파방송사의 심야 방송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심야방송 허용 움직임과 관련해 유료방송업계는 지난 2005년 지상파 방송의 낮시간 방송 연장을 통해 연 400억 광고재원을 판매한 사례를 들어, 지상파 심야방송이 풀리게 되면 광고 편중을 낳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웬만한 PP의 연매출을 훨씬 뛰어넘는 숫자로, 대표적인 PP인 엠넷이나 tvN등의 연매출은 각각 200억, 240억원이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업계는 큰 우려를 표하면서, 지상파 방송의 방송시간을 자율화한다면 지상파방송이 국민정서 함양을 위한 다큐나 정보 관련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기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심야시간대까지 지상파3사의 방송운용 자율화가 시행된다면 지상파대비 케이블의 장점인 소수 시간대마저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 김영국 상무도 “유료방송 특히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PP의 수익구조가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