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형 건강보험사가 온라인 진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u헬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저렴한 의료 서비스 제공, 긴급의료 서비스의 확산 등의 장점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한층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대면 진료에 비해 낮은 신뢰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인들이 머지않아 병원 침대에 누울 칠요 없이 의사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트헬스 그룹의 한 부문인 옵텀헬스(OptumHealth)가 미국 전역에서 온라인 진료 서비스 ‘나우클리닉’을 공급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나우클리닉은 의사와 환자가 온라인 화상채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서비스로 미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첫 온라인 진료 모델이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일단 텍사스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점차 다른 지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텍사스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45달러로 나우 클리닉을 이용할 수 있다. 보험이 없더라도 온라인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사들은 10분에 걸친 약속을 잡고 처방전을 저장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의사들은 필요할 경우 환자의 의료 기록도 볼 수 있다.
이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하와이와 미네소타 등 어느 주에서든 거리를 초월해 온라인을 통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기 쉬운 군인들 역시 부담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옵텀헬스는 나우클리닉이 약속을 잡는 시간 낭비와 보험에 대한 불만, 긴급진료가 가능한 내과 의사의 부족, 제한적인 의료 서비스 접근 등 오늘날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개선해 국가 의료서비스의 증진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시간 헬스 시스템의 라시드 바시숴 텔레메디슨 이사는 “온라인 진료가 일상적인 진료보다 저렴한 것은 물론이고 많은 환자들이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할 긴급 진료 의사를 근처에 두지 못하고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 메디컬 스쿨과 캠브리지 헬스 얼라이언스의 연구에 따르면 긴급 환자가 병원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40% 늘어났다.
특히 의료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한 텍사스주에서는 요긴한 서비스다. 텍사스주는 충분한 내과 의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70%의 환자들이 24시간 이내에 긴급진료 의사에게 방문하지 못할 먼 지역에 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논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텍사스주 의료 협회 역시 여전히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의료서비스의 가장 기본 요소 중 하나인 신체적 검사를 무시하게 된다면 환자들은 고통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응급진료 의사이자 하버드 메디컬 스쿨 교수인 데이비드 히멜스테인은 “이것은 의사 진료를 어설프게 모방하는 것이다”라며 “의사들은 환자의 어떤 외적인 상태도 살펴볼 수 없고 비언어적인 모든 근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나우클리닉 테스트 기간에 참여한 의사 중 하나인 크리스토퍼 크루는 “나우클리닉은 환자의 목소리 톤과 얼굴 모습이나 바디랭귀지를 통해 환자의 내부 기관 상태가 어떤지 느낄 수 있도록 한다”고 일축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