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업계 맏형 격인 4대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30일 중소 SW업체와 상생을 다짐했다. 이들이 앞장서 해외 시장의 빗장을 풀고 중소업체와 동반 진출도 약속했다. 4대 기업은 나아가 2011년부터 매년 고용 규모를 10%씩 늘려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무에도 앞장설 것을 천명했다. 지금까지 불공정 하도급 시비가 끊이지 않은 SW 시장에 한마디로 단비 같은 소식이다.
4대 기업 CEO는 이날 △대·중소기업 상생 △공정경쟁 환경 조성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및 고급인력 실업난 해소 △수출확대의 5개 실천 사항에 합의했다. 우리나라 SW시장의 ‘리딩 컴퍼니’로서 종종 요구받아온 역할과 책무를 사실상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다.
사실 우리나라 SW업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왜곡된 ‘갑-을 관계’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기업이 시키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게 중소 SW업체들의 현실이었다. 원도급액의 39%에 불과한 불공정 하도급이 이뤄지는가 하면 대규모 정보화 프로젝트에 대기업들이 연합해 싹쓸이하면서 중소 SW업체들이 벼랑으로 몰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4대 기업의 전격적인 상생 공약은 중소업체들에는 다소 뜻밖인 측면도 있다. 그동안 밖으로는 상생을 외치면서도 실천에는 인색했던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더구나 이번 발표가 최근 감사원의 SW업계 실태 감사결과가 나온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진정성을 놓고 벌써 뒷말이 나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식이다.
그래도 4대 기업 CEO들이 직접 나서 상생 약속을 천명했다.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진 셈이다. 진정한 상생은 약속보다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4대 기업이 더욱 잘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