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장애인의 동반자 ‘보조공학’의 미래](https://img.etnews.com/photonews/0912/200912300232_30050421_842183897_l.jpg)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은 수준으로 IT 기반 서비스, 각종 생활 편의 시설과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먼 나라 이야기인 것 같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발 사업으로 보조공학기기 개발과 직업 과학 교육을 통해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QoLT(Quality of Life Technology)사업을 들 수 있다.
QoLT는 장애인이 현재 또는 미래 IT 기반 서비스를 비장애인과 동등한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와 장애인의 이동성을 보장해주고 생활을 보조해주는 하드웨어 기술, 여기에 효과적인 직업 교육 체제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 활성화와 정책 개발을 하는 ‘휴먼 웨어’가 합해진 것으로 장애인의 이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장애인의 삶 전반에 걸쳐 도움을 주는 것은 보조공학기기로, 장애 정도에 따라 맞춤형식으로 지원되는 보조공학기기가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 일조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취업이 안 돼 좌절하던 장애인이 보조공학기기 덕분에 취업이 가능해졌다는 사례는 보조공학기기의 필요성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예다. 시각장애인이 보조공학기기 덕분에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 주변에 생겨나고 있다. 장애 때문에 갖기 힘들었던 노동의 소중함도 이제는 기존 작업장의 불편요소를 개선한 보조공학기기 덕분에 깨달을 수 있게 됐다. 콜센터를 비롯해 인쇄소·마케팅 전문기업으로까지 장애인들의 일터가 넓어지며 다양해지고 있다.
보조공학기기는 장애인의 삶을 가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생산적인 일에 참여시킴으로써 사회를 이롭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 작업능률을 높여줘 장애인 고용에 부정적이었던 고용주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얼마 전 2010학년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특별전형에 박성민씨가 합격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1급 지체장애인인 그는 의대 4학년으로 예비 의사기도 하다. 장애가 있지만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의사직과 함께 법조인의 꿈을 꾸는 당찬 젊은이다.
‘동작이 느린 몸의 부족함을 지식으로 채우자’는 생각에 두 끼 식사와 용변 보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20시간을 공부에 투자했다고 한다. 시간이 많이 지나 이제는 손만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운전하고 일상생활에서도 혼자서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 비장애인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장애인이 공부할 수 있고 일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것이 필요하다. 보조공학기기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주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국내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보조공학기기센터 설립이 올해로 5주년을 맞았다. 초기 단계인 만큼 시행착오도 있었고 개선할 점도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보조공학’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다는 장애인을 위해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를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 때다. 어서 보조공학기기 사업이 활성화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이 허물어지고 모두 행복을 나누길 기대한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김선규 이사장(ksk7998@kepa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