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신용 불량자를 살리고 있다.
인터넷의 나눔과 공유의 정신이 금융과 만나 탄생한 인터넷 개인간(P2P) 대출 서비스다.
기존 금융권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던 서민과 신용불량자들은 인터넷 P2P 대출 서비스를 통해 재기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인천에 사는 권모(40·여) 씨는 인터넷 P2P 대출 서비스를 ‘가족만큼이나 소중하다’고 표현했다. 권 씨는 금융권 거래가 불가능한 신용 불량자다. 권 씨는 자녀의 병원비가 때문에 은행을 찾았지만 대출이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대부업체를 찾았지만 높은 이자를 충당하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는 돌려막기로 번져 결국 구렁텅이로 빠질 뿐이었다.
필요한 돈은 300만원 남짓에 불과했지만 금융권은 권 씨를 외면했다. 그러던 중에 지인의 소개로 인터넷 P2P 대출 서비스인 ‘팝펀딩’을 알개 됐다. 권 씨는 팝펀딩에서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아 새로운 인생을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아직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인터넷 P2P 대출 서비스는 인터넷과 집단지성, 클라우드 소싱이 결합된 사회적 금융이다. 면책이나 워크아웃 조치 및 채무 불이행 때문에 이른바 신용불량자로 불리는 사람들에게 최소 5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대출해 준다.
대출 방식은 간단하다. 대출을 원하는 사람이 자신의 직업과 나이 등 간략한 개인정보와 사연을 올리면 팝펀딩 회원들이 이를 보고 십시일반으로 돈을 빌려준다. 신용 불량자가 제때 돈을 갚을 지 의구심이 들지만 놀랍게도 상환율은 95%가 넘는다. 이 정도 수치면 제도 금융권의 부실대출 비율과 큰 차이가 없다.
최민호 팝펀딩 팀장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강한 커뮤니티기 때문에 상환이 연체돼도 회원이 말없이 잠적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 P2P 대출 서비스가 높은 상환율을 유지하는 이유는 인터넷이 갖고 있는 집단지성과 공유의 힘 때문이다. 팝펀딩과 연계해 신용 불량자 금융구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다음카페 면책자 클럽장 허진 씨는 “대출 여부를 투자자들이 온라인에서 논의해 결정하면서 집단지성이 모아진다”며 “오프라인에서는 힘이 약한 소액 투자자들이 온라인에서 모이면 어떤 투자 전문가들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허진호 팝펀딩 대표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신용불량자에 이른 사람들에게 인터넷 사금융 회사가 재활의 장이 되고 있다”며 “이들 간 소통과 집단지성의 힘이 향후 신불자 구제책 마련의 힘을 보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팝펀딩 이외에 머니옥션 역시 인터넷 P2P 대출 서비스 업체다. 머니옥션은 팝펀딩과 조건은 비슷하지만 채권에 권리를 갖고 추심활동과 전문심사를 병행한다는 점이 다르다.
단, 인터넷 P2P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대부업이나 사금융 회사와 구분해야 한다. 인터넷 금융 거래라도 지나친 고금리나 불법 채권추심이 있는 업체는 인터넷 P2P 대출 서비스가 아니다.
장동준·정미나기자 djjang@etnews.co.kr
개인이 십시일반 빌려주는 `인터넷 P2P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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