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행복으로 가는 길

[ET단상] 행복으로 가는 길

우리 사회에 나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전화 한 통화로, 차곡차곡 쌓은 신용카드 포인트로 기부를 하거나,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봉사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기업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이다. SK는 매년 11∼12월을 행복나눔계절로 선포하고 김장 담그기, 연탄배달 등을 해 왔으며, 삼성도 국내를 비롯, 인종과 나이, 지역과 성별을 뛰어넘어 ‘또 하나의 가족’을 실현해 가고 있다. 우리 회사도 ‘사랑나눔 봉사단’을 구성해 아름다운 가게 활동과 무주택 불우이웃 주거환경 개선, 결손·다문화 가정의 문화체험 등을 진행하며 정기적인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높은 경영 성과를 거두는 것을 최고로 여기던 과거와는 달리 기업이 실천하는 사회적 가치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포천’지가 존경받는 기업 순위를 산정하는 여덟 가지 기준 중 하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이제는 이슈에 따라 반짝 시행하는 행사나 연말이면 의례적으로 하는 일회성 기부는 의미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기업과 사회 모두 시너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금전적인 지원은 당장의 문제 해결에만 그칠 뿐이다.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비영리 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서비스와 수익창출을 위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사회적 기업’이 그중 하나다. 사회적 기업은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이익을 사업자체나 지역공동체에 재투자, 사회적 목적에 사용한다. 어려운 이웃에게 살아갈 기반을 마련해주는 동시에 ‘할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 불어넣어줄 수 있는 기회는 이렇게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확대돼야 한다.

 둘째, 기업의 특징을 살린 활동을 진행한다. 기업의 자원을 활용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그 생명력이 길 뿐만 아니라, 인적· 물적 자원도 풍부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정보격차 해소’를 사회공헌 활동의 핵심목표로 삼아 진행하는 게 좋은 사례다. 좋은 일에 상하 구분은 없다. 하지만 더 잘할 수 있고, 더 뛰어난 활동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가장 시급한 분야와 대상의 지원에는 정부에서 나서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틈새는 기업의 특징을 살린 활동으로 메워 가는 사회공헌 문화야말로 기업과 사회가 만들어가는 바람직한 모델일 것이다.

 셋째, 기업 경영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한다. 매년 경영 목표 수립 시, 사회공헌 활동도 성과 측정의 하나로 포함될 때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면서 추진될 수 있다. 이제 남는 시간, 남는 자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생각으로는 어렵다. 기업이 달성해야 할 목표로 설정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한 활동이 이뤄져야 할 때다.

 기업은 사회 속에 뿌리를 두고 성장한다. 나눔을 통한 활동은 기업 존재를 위해, 그리고 성장을 위해 당연한 책무다. 기업에는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만 온전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존경받고 신뢰를 얻는 일류 기업으로의 길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해답은 나눔 경영에 있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 oks6012@lott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