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원전 수출 세계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정부가 아랍에미레이트(UAE)에 400억달러(약 47조원) 규모 원전 수출 계약 체결에 따른 후속 조치다. UAE에 원전 수출 계약으로 입증된 국제 경쟁력을 바탕으로 2012년까지 10기, 오는 2030년까지 80기를 세계 각국에 건설, 미국·프랑스에 이어 3위로 올라선다는 청사진이다.
정부의 이같은 계획이 실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규 건설될 대형 원전은 전 세계적으로 430기이며, 2050년까지 중소형 원전은 500∼1000기가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동 중인 원전 가운데 54%에 해당되는 234기가 20년 이상 됐다. 노후 시설로 분류되는 30년 이상된 원전은 73기나 된다. 신규 건설뿐 아니라 약 88조원에 달하는 정비 시장 또한 우리가 공략해야 할 블루오션이다.
원전 수출 3대 강국 실현에는 선결 조건이 있다. 우선 원전 3대 핵심기술인 원전설계코드,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원전제어계측장치(MMIS) 자립화다. 현재 핵심기술 자립화 및 신형 원전 개발률은 2009년 11월 기준 49%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 이들 국가 설계 기준을 충족하는 R&D 지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울러 원전 기술인력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기본 인프라다. 2011년 개교해 연 100여명의 석박사를 배출할 원자력 전문대학원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원전은 녹색성장의 핵심이다. 석유자원의 고갈은 예정된 시간표다. 안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원전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자동차·조선·휴대폰·반도체를 이을 우리나라 차세대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에 원천 수출 3대 강국 선언은 시의적절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