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UAE 원전건설을 IT수출의 출발점으로

[월요논단]UAE 원전건설을 IT수출의 출발점으로

 지난 해 12월 27일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 사업(약 400억달러, 47조원)인 UAE 원전사업을 수주했다. 원전 선진국으로 불리고 있는 프랑스, 미국, 일본, 캐나다 등과의 경쟁에서 이긴 것이다.

 이번 수주에는 정부의 지원외교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가진 원자력기술과 함께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제공을 제안했으며, 오해석 IT특보는 대통령의 제안을 구체화해 전자정부사업에 대한 MOU(약 10억달러 규모)를 체결했다. 이것은 ‘IT강국’이라는 우리가 갖고 있는 최고의 장점을 잘 활용한 것이다.

 원전은 그 자체로 엄청난 설비와 엔지니어링기술이 동시에 제공되는 ‘종합플랜트’로 건설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IT가 필요하다. 건설 이후에도 원전의 안전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IT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예를 들면 원자력발전소의 상태감시 및 제어, 보호를 위한 원전계측제어시스템, 원전의 안전상태에 관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방사능재난관리시스템, 생산 전력을 관리하고 송전하는 전력종합자동화시스템 등 발전과 송전, 배전 등 전력생산 모든 과정에서 다양한 IT가 활용된다. 아울러 원전가동 이후에는 물리적 보안과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정보보호기술도 적용된다.

 이번 UAE 원전수주를 통해 중동지역에 우리 IT 및 인프라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제 우리 정보통신업계가 어떤 기술과 인프라를 어떻게 수출할지를 고민해 실행에 옮기면 된다. 우리나라 IT에 대한 세계적인 인지도와 숙성된 분위기를 살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의 조건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우리 정보통신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의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원전건설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IT나 인프라를 중동지역에 수출할 수 있도록 우리 정보통신업계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정부의 균형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대·중·소기업이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 정부의 지원혜택이 IT 각 분야에 골고루 주어질 때, 비로서 콘텐츠와 인프라, 장비와 기술이 균형있게 발전되고 IT분야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질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중동지역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해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

 이번 UAE 원전은 4기의 원자로를 건설하는 사업이지만 향후 전 세계적으로는 135기의 원자로 건설이 확정되어 있고, 36개국에서 295기의 원자로건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기회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UAE원전과 IT 및 인프라의 수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우리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 분명하다.

 2010년 새해,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 희망이 마음속의 염원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속의 성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을 모아야 할 때이다. 먼훗날 ‘2010년은 대한민국의 IT중흥기’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일수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중앙회장 it-leader@ki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