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인터넷 유통 시대가 열린다

 ‘지붕 뚫고 하이킥’이나 ‘1박2일’ 등과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웹하드 사이트 등에서 편당 500원에 내려받아 볼 수 있게 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방송 3사가 웹하드 등 콘텐츠 유통업체와 저작권 문제와 방송 프로그램 판매 협상을 마무리했다.

 협상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가격과 디지털저작권관리(DRM) 문제가 해결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당초 방송사는 편당 2000원을, 웹하드업체는 200원을 주장했으나 500원으로 절충했다.

 양측은 방송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후에 다른 기기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도록 별도의 DRM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드라마 한 편을 사면 PC는 물론이고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으로도 볼 수 있게 됐다.

 김한신 SBS콘텐츠허브 팀장은 “DRM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사람이 공유해도 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정당한 대가를 지급한 소비자가 PC뿐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기기에서도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한 배려”라고 설명했다.

 웹하드업체들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방송 프로그램의 인터넷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방송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웹하드업체들은 불법 복제를 막고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엔써즈 등의 업체가 만든 동영상 관리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MBC는 웹하드사업자의 연합조직인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와 포괄적으로 협상을 타결했으며, KBS와 SBS는 개별 웹하드업체와 따로 협상을 했다. KBS와 SBS는 10여개 웹하드업체와 계약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송 프로그램을 각 방송사 사이트에서 유료로 볼 수 있으나 워낙 불법 복제 파일의 유통이 기승을 부려 시장이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협상 타결로 불법 복제로 홍역을 앓는 인터넷 콘텐츠 판매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방송 프로그램 저작권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될 전망이다.

 장동준·문보경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