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중국 정부의 사이버 공격과 검열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근본 이유를 놓고 미국 주요 언론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17일 미 현지언론들은 구글이 중국시장 철수 방침을 표명한 이유가 구글이 밝힌 검열 등 정치적 상황 때문이라기보다는 비즈니스 문제가 주요인이라는 것이다. 포브스는 최근 호에서 구글은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06년 중반 15% 수준에서 최근 31%로 크게 신장했지만 점유율이 64%에 이르는 중국 1위 검색사이트 바이두에는 여전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철수 표명이 ‘시선모으기’라고 비판했다.
포브스는 “중국의 검열 문제에 관한 한 구글은 2006년 중국의 검열을 허용함으로써 이미 선을 넘어버렸다.이번 행위는 중국 내 노이즈 마케팅일 수 있다”며 “구글이 중국 시장을 포기하게 되면 바이두는 중국 시장뿐 아니라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구글의 철수 방침이 권위주의적 체제를 유지하는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뉴스위크는 에릭 슈미트 구글 CEO와 애널리스트 등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온라인 정보 소통과 교류에 대한 특유의 통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중국은 사이버 공격이나 해킹 행위에 필요한 고도의 정밀 기기를 만드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통제 등 내부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원하는 대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가기 위해서는 더욱 개방된 시스템을 우선 갖춰야 하며 이번 구글 사건이 중국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역량을 판단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