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 투자, 실천으로 이어져야

 삼성과 LG를 비롯한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가 확정됐다. 총투자 규모는 87조150억원, 신규 채용 예정 인원은 7만919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투자는 16.3%, 채용 규모는 8.7% 늘어났다. 삼성은 26조원가량을 투자하고 총 1만9000여명을 채용한다. LG그룹도 올해 1만명을 신규로 고용하고 지난해와 비교해 28% 늘어난 15조원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재계가 올해 공격 경영의 의지를 밝힌 것은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기로 돌아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주요 경쟁 기업이 불황으로 주춤할 때 우리 기업은 과감한 시장 드라이브 전략으로 성공적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시장 주도권을 잡은 이상 올해 확실하게 분위기를 반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래를 책임질 신수종 사업 발굴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는 절박한 인식도 한몫을 했다. 이미 주요 기업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사업 발굴이 최대 현안임을 암시한 상황이다. 남은 과제는 발표한 계획을 확실하게 실천하는 일이다. 대기업들은 과거 정부나 여론을 눈치를 보고 거창한 계획을 발표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투자를 미루거나 심지어 철회하는 일도 있었다. 기업 투자라는 게 시장의 흐름을 타기 마련이지만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라면 투자의 필요성을 기업 스스로 확신한다는 얘기다. 약속인만큼 지켜야 한다.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기업들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필요하면 관련 규제를 과감히 푸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도 투자와 고용 창출을 위한 법률 제정과 개정에 있어 당리당략을 떠나 협조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도 투자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 대기업의 투자 확대가 내수를 진작하고 결국 기업의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