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행중 휴대전화 사용 사고 급증

지난달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에 여대생인 샬라마르 존스(19) 양은 샌프란시스코 인근 쇼핑몰에서 남자 친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꽝’ 하고 어떤 물체와 부딪쳤다. 뉴욕 앤 컴퍼니 상점의 유리창을 머리로 들이 받은 것이다.

존스는 “그 유리창이 가게의 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어이가 없어 웃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사용이 일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면서 보행 중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고, 존스 양의 해프닝은 수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을 법한 사소한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웃어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이 운전자의 휴대전화 사용 만큼이나 위험한 멀티태스킹(한번에 두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돼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 지난 2008년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주의 산만으로 인해 부러지거나 다쳐서 병원 응급실을 찾은 미국인은 1천명이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의 두 배에 달하는 수다. 2007년 수치 역시 2006년의 두 배에 달했다.

이 대학의 잭 나자르 교수는 “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개 보행 중 사고는 병원에 갈 정도의 부상에 이르는 경우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로 다친 사람은 훨씬 많다는 얘기다.

환자들 가운데는 보행 중 넘어져서 휴대전화를 잡고 있던 손가락이 부러진 경우도 있었고, 기둥을 박아서 의식불명에 이른 환자도 있었다. 사고를 당해 병원을 찾은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30대 미만의 젊은 층이었다고 한다.

신문은 휴대전화가 사람들에게 거리를 걷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어떤 일을 추구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이 지금 거리를 걷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는 과거 보행 중 음식을 먹거나 껌을 씹는 멀티태스킹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대의 아담 가잘레이 교수는 “어떤 동물도 결코 전봇대를 향해서 걷지는 않는다”며 “생존 본능이 어떤 것보다 우선 순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