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업계, 올해에도 사업전망 `먹구름`

이동하면서 휴대전화 등을 통해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DMB서비스 사업은 국내에서 성공한 걸까, 실패한 걸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무료 서비스인 지상파 DMB 기기 판매대수는 총 2천386만대에 이르고 있으며, 유료 서비스인 위성 DMB 가입자는 204만명에 달했다.

지난해말까지 보수적으로 집계한다 해도 최소 2천600만대 이상의 DMB 단말기가 판매됐다는 것이 지상파 DMB 특별위원회의 추산이다.

특위에 따르면 매시간 평균 DMB 시청률은 1%로, 상시적으로 평균 25만명 가량이 시청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하철과 공공장소 어디에서든 지상파 DMB 및 위성 DMB 시청을 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용자 기반으로만 보면 분명 성공한 서비스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많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 또한 DMB 서비스를 올해 해외진출을 꾀하는 5대 전략품목으로 선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DMB 서비스의 실상은 장밋빛이기는커녕 무선인터넷 사용 증대의 환경 변화에 처하며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는 게 보다 현실적인 업계의 인식이다.

DMB 특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증가와 모바일 IPTV 출현 등 주변 환경의 변화로 인해 DMB 업계는 올 한해 암울한 상황을 맞고 있다”며 “악화된 재무구조와 빈약한 수익구조로 인해 추가 투자나 신규 서비스 창출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DMB 사업자들의 수익구조는 ‘2천만’ 사용자 기반 확보에도 불구, 취약하기 짝이 없다.

지상파 DMB의 3대 지상파 사업자인 KBS와 MBC, SBS 3사와 비지상파 사업자인 YTN, U1미디어, 한국DMB 등 6개사의 지난 2008년 관련 매출을 모두 합치더라도 4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영세한 규모다.

지난해 지상파 사업자들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미미하거나 소폭의 손실을 본 데 비해 비지상파 사업자들은 모두 30억원대 이상의 손실을 면치 못하는 등 영업상황도 취약하기 그지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DMB 수출 계획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느 나라에서 국내에서도 수익구조 창출에 실패한 DMB 사업에 관심을 갖겠느냐”며 “설령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킨다고 해도 국내에서 지속적인 기술 발전 토대가 부족한 상황에서 곧 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방통위가 DMB 산업의 나아갈 방향성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방송 사업자로서 공익적 규제의 틀 안에 갇힌 채 사업 유지를 위한 충분한 재정적 지원은 받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

따라서 방송 규제에 묶여 부분 유료화조차 용이하지 않은 환경에 대해 정부가 과감한 규제 완화 정책을 펴거나 혹은 공익적 서비스를 감안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그러나 방통위는 수익구조 창출을 위한 업계의 자활 노력이 필요하며, 공공 재산인 전파 이용을 통해 지나친 사적 이익 추구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