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업계의 인력 빼가기가 도를 넘었다. 애써 양성한 전문 인력을 대기업이 가로채 가는 세태가 다반사다.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당연하지만 현재 LED 업계의 상황은 상도의를 상실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LED 시장은 최근 고공비행을 거듭했다. 삼성LED와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등 이른바 LED 빅3의 2008년 매출 합계는 6300억원이다. 2009년에는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1년 만에 두 배가 된 셈이다. 올해는 삼성LED 하나가 2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필요한 인력도 늘어나지만 최근 나타난 LED 업계의 불미스러운 인력 확보 전쟁은 LED 산업의 취약한 기반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시장이 커지고 기업이 성장했지만 이에 걸맞는 인력 양성 통로가 없다.
대표적으로 LED의 핵심 전공정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라인엔 화학공학·재료학 분야 석사급 이상 인재가 필요하다. 반면 대학에서 MOCVD를 갖춘 곳은 서울대와 광주과학기술원·경북대·전북대 정도다. 아무리 화학공학이나 재료학 석사라고 MOCVD 경험이 없으면 1년 이상의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지난 18일 지식경제부가 주최한 ‘LED 업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CEO들은 정부에 LED 전문인력 양성센터 지원을 요청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LED 관련 인력 양성에 산·학·연이 뭉쳐야 한다.
올해 LED 빅3는 전공정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3사가 올해 신규 도입 예정인 MOCVD만 200대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독점에 가까웠던 일본의 아성을 모처럼 우리나라 업체들이 깨는 이 시점에서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