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유통업체에 근무하는 A과장은 지난 주말 인천공항 세관에서 미국산 IT기기 통관 절차를 밟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렸다. 이미 전자파적합성시험(EMC) 인증을 받은 제품이었지만 주말에는 인증확인 업무가 지원되지 않아 월요일에야 통관을 마쳤다. 양이 많지않아 2만4000원이면 충분했을 세관창고 비용은 7배가 넘는 17만원으로 늘어났다. 고객에게 제품도 이틀이나 늦게 전달했다.
새해 들어 수입 방송통신기기 통관방식이 기존 ‘선 통관, 후 인증’에서 ‘선 인증, 후 통관’으로 바뀌었지만 토요일을 포함한 휴일에는 인증확인 업무가 지원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수입제품이 세관에 도착하면 해당 기기의 인증여부 또는 사전통관신청 접수 여부를 전파연구소가 신청건별로 직접 확인해 세관에 재통보해줘야 한다. 하지만 토요일과 휴일에는 해당 업무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세관 업무가 365일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주말에 제품을 들여왔다 낭패를 보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현재로서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전파연구소 인증 확인이 말 그대로 ‘확인’ 과정이기 때문에 이를 시스템상에서 자동 처리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사전 접수도 쉽지 않다. 관세청 통관 포털 ‘유니패스’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부여된 화물발송번호(B/L번호)가 필요한데 이는 해외에서 운송이 시작될 무렵에야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한국시각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는 화물은 주말에 한국에 도착해도 꼼짝없이 1∼2일을 세관 창고에서 머물러야 한다.
주말 업무 지원도 여의치 않다. 의료·총포·식품 등 다른 분야 수입을 관장하는 타 부처 관련 기관도 관공서 휴무 방침에 따라 주말 근무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전파연구소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전파연구소의 입장이다. 전파연구소 관계자는 “주중 업무를 통해 인증 지원을 최대한 강화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다각도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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